정부가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을 통해 민간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을 축소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기조 속에 서울시가 이를 정면 비판하며 대립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일 대통령실에 전달한 '정비사업 2차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7일 공개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서울 주택공급의 87.5%는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민간 정비사업 공급 효과가 미미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오 시장은 지난 6일 시민과의 부동산 토론회에서 "재개발은 25%, 재건축은 40% 공급 물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 의견을 반박했다.
서울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준공 정비사업 59곳의 주택 수는 사업 전 대비 36.4% 증가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개발 27.4%, 재건축 44.2%의 주택 수가 각각 늘어났다. 시는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253개 정비사업구역을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택공급이 기존보다 39.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개발은 기존 대비 29.7%, 재건축은 48.5% 각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지속된 공사비 상승과 이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증가, 공사기간 연장으로 이주 대란 등이 발생하며 사업 능력이 부족한 조합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사업장은 26곳이다. 이에 대해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472개 정비구역이 지정돼 있는데, 분담금 등 문제로 100% 다 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공급 늘어날 수 있고 2031년 31만가구 목표는 오히려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 정비사업 단계별 행정기한을 정한 표준처리기한제 시행 등을 추진해 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2.0 공정관리 매뉴얼에 사업 단계별 표준 처리기한을 담았고, 평균 18.5년이던 사업 기간을 12년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개발 공공임대주택 비율 완화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한시 유예,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70% 완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 관련 법령의 개정도 정부에 건의했다.
명 주택실장은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현장의 갈등을 조정해 민간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부도 주택공급이라는 큰틀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5만가구 이상을 신규 공급하는 주택공급대책을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