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뒤 프리마켓과 정규장의 12시간 거래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2일차 세션에서 발표하는 진동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사진=이동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24시간 거래를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거래시간 연장에 대응할 단일보드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 뒤 프리마켓을 추가해 12시간 거래를 추진한다. 즉각적인 24시간 거래제 도입에는 선을 그었지만 시장 상황과 해외 사례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거래시간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진동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29일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2일 차 세션에서 "IT 인프라를 완성해 프리마켓을 개설하고 12시간 거래를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시장 환경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단일보드 시스템을 2027년 말까지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24시간 거래를 추진하는 이유는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 심화가 있다. 주요 해외 거래소는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시간을 잇달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스닥은 오는 12월부터 주5일, 하루 24시간 거래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런던·홍콩거래소도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 중이다.

한국거래소도 지난 14일 정규장 종료 이후 저녁 시간대까지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개설했다. 당초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함께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거래 시스템과 인력 운용 문제를 고려해 애프터마켓을 먼저 열었다.

다만 현재 거래소 시스템상 정규장과 애프터마켓은 하나의 연속된 시장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와 달리 정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주문이 애프터마켓으로 이어지지 않아 투자자들은 애프터마켓 개장 이후 다시 주문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의 불편이 커졌고 일일이 주문을 취소해야 하는 증권사의 전산 부담이 커졌다.



한국거래소가 단일보드 구축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일보드가 도입되면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이 하나의 연속된 거래체계로 연결된다. 한 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주문 효력을 다음 시장에도 유지할 수 있어 프리마켓의 미체결 주문을 정규장으로 넘겨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는 이 같은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프리마켓을 추가해 거래시간을 12시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거래시간을 추가로 늘릴 수 있도록 기반을 선제적으로 갖추겠다는 발상이다.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의 시장별 구체적인 운영 시간은 향후 정부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단일보드 구축이 곧바로 24시간 거래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진동화 상무는 "장기적으로 24시간 시간 거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단일보드 전환이 곧 24시간 거래체계의 전면 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4시간 거래가 현실화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야간 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와 리스크 관리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장시간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IT 인프라와 장애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거래소는 애프터마켓 운영 성과와 단일보드 도입 이후의 시장 상황, 해외 거래소의 거래시간 확대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거래시간의 추가 연장을 검토한다.

진 상무는 "단일 보드 구축으로 24시간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 체계는 선제적으로 마련하되 24시간 거래는 애프터마켓 및 단일보드 운영 상황을 보며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다양한 시장 참가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금융당국과 협의해 거래 확대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