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버스 비위 내부조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두고 국정감사장에서 여야가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사 자료 파기 지시의 '윗선'으로 오 시장을 지목했고 오 시장은 수사의뢰서 작성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에 두 가지 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나는 지난해 9월 9일 서울시 감사위원장이 오 시장에게 대면 보고한 현안 조사 보고서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달 12일 전후 작성된 수사의뢰서다.



뉴스타파는 이날 오전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지난해 9월 한강버스 건조업체인 가덕중공업과의 수의계약 경위를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감사위는 약 15억원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고위 간부의 리베이트 가능성을 포착하고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했다. 그러나 수사의뢰서가 오 시장에게 보고된 뒤 감사위원장이 자료 파기를 지시하면서 조사는 중단됐다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사실이라면 단순히 사업비 관련된 비리 의혹을 넘어서 행정판 진실 암장 사건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정황상 오 시장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당시 수사의뢰서를 작성하라고 할 만큼 엄중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한강버스 관련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 객관적인 감사를 실시하기 위해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함께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로 수사 의뢰 전 감사청구를 먼저 진행했고 해당 의혹도 감사원에서 볼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에서 감사청구를 각하했다"며 "이후 감사위에서 해당 사항에 대해 면밀히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필요 시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당시 오세훈 시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 엄중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와 수사의뢰 준비를 동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 감사위원회는 수사의뢰서(초안)를 작성했으며 작성된 수사의뢰서는 현재 감사위원회에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수사의뢰서 작성 지시가 실제로 내려갔는지 거듭 따졌다. 오 시장은 "수사의뢰서 작성을 제가 지시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보고가 올라왔다고 돼 있으니 내가 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지난해 9월 12일 수사의뢰서를 보고받았고 같은 달 30일 당시 감사위원장이 관련 자료를 파기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감사원 감사청구 접수일이 지난해 10월2일로 파기 지시(9월30일)보다 늦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수사의뢰서를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은 "오 시장 입장에서는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시장의 지시 없이 자료를 쉽게 파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일반 시민들은 의문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시민들은 리베이트 최상층에 시장이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해서는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공세라며 오 시장을 옹호했다. 서명옥 의원은 "서울시 국감 당일 아침에 보도가 나온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은 "오 시장의 뇌물수수 의혹까지 거론하는 것은 과장"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주호영 의원은 "한강버스 이용 만족도가 운항 초기 57%에서 97.3%로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의혹에 대한 연루 여부를 묻자 오 시장은 "수사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오 시장은 "당시 보고 과정에서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요구한 당시 감사위원장과 조사과장, 비서실장의 오후 출석 요구도 받아들였다.

이날 국감에서는 부동산 정책과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도 쟁점이 됐다. 주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간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4.7%(KB부동산 통계 기준)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실거주를 강조하는 현 정부의 정책 때문에 전월세 가격과 외곽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쟁점이 된 철근 누락 문제에 대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선거가 시작되자 정치적 공격의 소재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강버스 관련 기사를 읽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