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15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 개시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국정감사가 후반전에 들어서는 가운데 이번 주 국감에서는 여야가 주로 집값과 주가 등 경제·민생 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집값은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가는 반면 주가는 최근 급락했다는 점에서다. 기업의 불공정거래와 갑질 문제부터 농지 전수조사까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19일 국토교통위원회는 서울시, 정무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을 감사한다. 정무위는 오는 21일 공정거래위원회 등 비금융 분야, 22일 금융위원회 등 금융 분야 종합감사를 연다. 22~23일에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국토위의 종합감사가 이어진다.



가장 뜨거운 현안은 집값과 주택 공급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라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8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시 국감에서는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 책임을 놓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 부족의 원인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는 뚜렷하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내고 박원순 시정 때인 2012~2020년 정비구역 683곳 중 389곳(57%)이 해제돼 약 43만가구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착공도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가구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가구로 줄었다며 공급난의 책임을 과거 정책으로 돌렸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부지 활용과 그린벨트 해제,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의 자치구 이양 등 해법도 엇갈린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 차질에 따른 손실 분담 문제와 한강버스 감사 처리 과정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증시 급락 사태도 국감장을 달굴 쟁점이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전 거래일보다 7.57% 급락한 5554.22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도 7.65% 떨어졌다. 장중에는 두 시장 모두 8% 넘게 밀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20.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폭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다. 외국인은 지난주(12~16일) 코스피에서 11조206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5조3565억원)와 삼성전자(3조4763억원)가 78.8%를 차지했다.

야권은 정부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감 대책회의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졸속으로 도입하고 국민연금 리밸런싱을 억지로 유예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증시를 부양시킨 데 대한 비싼 청구서가 날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영끌은 틀어막고 주식 빚투는 사실상 장려하면서까지 코스피 부양 총력전을 펼친 결과 주식시장을 카지노 도박장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장 의견을 듣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ETF를 도입했다고 반박했다.

금감원 국감에서는 레버리지 ETF 도입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국내외 규제 차이를 해소한다며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을 도입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앞서 이를 사실상 정책 실패로 인정한 만큼 도입 결정 과정과 개인투자자 손실 대책을 두고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금융권 보안 관리도 점검 대상이다. 인공지능(AI) 해킹 공격을 잇달아 받은 5대 시중은행의 은행장들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고객 정보 유출 규모는 신한은행 약 2만5000명, KB국민은행 119명, 하나은행 89명 등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열린 농촌 이장단 및 농업인들과 간담회에서 전국 농지 전수조사의 후속 조치와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논란과 정유사 가격담합 의혹, 배달앱 불공정거래,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따른 납품업체 피해 등이 다뤄졌다. 21일 종합감사에서는 가맹·유통업계 갑질을 두고 공정위의 제재·감독 실효성을 따지는 질의가 이어질 수 있다. 편의점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사업 분쟁조정 691건 가운데 편의점 5개사 관련이 241건(34.9%)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는 농지 전수조사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조사 이후 농지 가격이 폭락하고 거래가 끊겼다며 조사 중단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송 장관은 지난 14일 농업인 간담회에서 "농지 가격 하락은 2021년 이후 강화된 농지 규제와 고금리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서울광역공소청 등 수도권 공소청을 시작으로 20일 지방 공소청, 22일 공소청 본청을 감사한다. 지난 2일 출범한 공소청의 첫 국감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의 인력·설비 부족에 따른 사건 처리 지연이 집중 추궁 대상이다. 초대 공소청장 인선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논란을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국방위원회에서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놓고 여야가 맞선다. 국방부는 이달 중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 세부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병력 20만명 이상 주요 10개국 가운데 통합 사례가 없다고 밝히자 국방부는 "20만명 이상 30개국 중 11개국이 통합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