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의 전경./뉴스1=로이터


미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미국행 국제선 승객 모두에게 콩고민주공화국(콩고) 방문 및 체류 사실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조치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최소 21일 동안 콩고민주공화국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없음을 증빙하는 서류를 요구할 것을 밝혔다. 해당 조치는 다음달 3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CDC는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 국적자는 우간다 또는 남수단에 체류한 적이 있는 사람은 강화된 검사를 위해 지정된 공항을 통해서만 입국해야 한다"며 "이번 절차는 특정 여행객 범주에 대해 미국 입국 제한을 일시적으로 연장한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DC는 출국일로부터 거슬러 21일 안에 콩고민주공화국에 머문 여행객이 미국행 상업 항공기에 오르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규정을 한층 강화해 미국의 에볼라 확산 방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에볼라는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에 감염되면서 나타나는 급성 발열성·출혈성 질환으로 국내에선 '법정감염병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바이러스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지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에볼라바이러스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6종인데 이 가운데 4종이 인체를 감염시킨 사례가 보고됐다. 이 4종은 ▲자이르(Zaire) ▲수단(Sudan) ▲분디부교(Bundibugyo) ▲타이 포레스트(Tai Forest)인데 이번에 유행하는 에볼라바이러스는 확산세가 유독 빠른 '분디부교'다.

2018년 유행한 자이르 계통은 확진자가 1000명에 도달하기까지 235일이 소요됐지만 이번 분디부교 계통은 40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서며 당시보다 6배나 빨랐다. 분디부교 계통은 에볼라 중에서도 진단 공백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로 꼽힌다. 분디부교형은 10여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자이르형과 달리 현장에서 활용할 진단제품이 부족한 실정이다.

진단은 전문 검사실 중심으로 이뤄져 확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감염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에볼라 감염자의 치명률은 바이러스종, 국가별 보건의료 상황에 따라 25~90%로 집계되는데 현재까지 민주콩고에서 치명률은 45.7%지만 분디부교의 '변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치명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인 가운데 확진된 사례는 없지만 에볼라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 5월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와 관련, 민주콩고·우간다에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직후 범부처 합동으로 해외유입상황평가회의를 2차례 개최(5월28일, 6월8일)해 에볼라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또 대책반을 가동해 아프리카 5개국(민주콩고·우간다·남수단·에티오피아·르완다)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입국자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