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2026년도 제3차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정년연장에 대한 여당과 노동계의 대화가 재개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연내 입법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청년 신규 채용 위축,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입법을 서두르기보다 노동계와 경영계, 청년층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숙의를 통해 신중하게 세대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3차 고위급정책협의회를 열고 정년연장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11월25일 제2차 협의회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약속한 법정 정년연장 입법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해 11월3일 첫 본위원회를 열고 연내 입법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입법 시점을 6·3 지방선거 이후인 하반기로 늦추는 방안을 내놨다. 한국노총은 이에 반발해 회의장에서 퇴장했다가 최근 특위에 다시 합류했다.

특위는 지난 6월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로 올린 뒤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에 이르게 하는 중재안 초안을 마련했다. 퇴직 후 재고용 의무 연령을 함께 높이는 방안도 담았다. 그러나 시행 시점이 너무 늦다는 노동계와 임금체계 개편이 먼저라는 경영계가 맞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6월 말까지 마무리하려던 의견수렴도 9월 정기국회로 미뤄졌다.

노동계가 연내 입법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공백이다. 현행법상 정년은 60세 이상이지만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다. 60세에 퇴직하면 4~5년간 소득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61~1964년생 가운데 60세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한 취업자의 61.3%는 임시·일용직이었다. 재취업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비율은 22.1%에 그쳤다.

반면 청년 고용에 미칠 영향도 간과하기 어렵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9월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7000명 줄었다. 청년 고용률은 44.0%로 1.1%포인트 하락해 29개월째 내림세다. 한국노총이 의뢰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8.3%는 65세 정년연장에 찬성했다. 그러나 20~30대 응답자의 36.0%는 청년 고용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정년연장 방식을 둘러싼 노사 입장 차도 크다. 경영계는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유지한 채 정년만 늘리면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신규 채용 여력이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안으로는 정년퇴직 후 새로 근로계약을 맺는 재고용 방식을 내세운다. 반면 노동계는 재고용 과정에서 임금과 근로조건이 나빠질 수 있다며 법정 정년연장을 요구한다.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고 AI의 확산으로 일자리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년연장이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경우 기존 직원의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년연장 문제를 서두르기보다 충분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