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대한민국 최초로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를 발사한 섬,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 5~6월 재발사를 앞두고 있는 섬, 전남 고흥 나로도. 이 섬은 머나먼 천릿길 남도의 고흥반도에서도 한참을 깊숙이 더 들어간 뒤에도 두개의 연륙교를 건너야 겨우 만날 수 있는 섬이다.

나로도의 지명 유래는 예쁘다. 바다에서 보면 바람에 날리는 비단 같다고 하여 '나로도(羅老島)'라 했다고 전한다. 또 조선시대 나라에서 말을 키우는 국영 목장이 있어 불리던 '나라섬'이 변한 지명이라고도 한다.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 두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주센터는 외나로도에 있다.

우주를 향한 미래의 꿈이 영근다

우주센터 가는 길에 만나는 외나로도의 나로도항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삼치 파시로 유명세를 떨치던 항구다. 나로도 앞바다는 쿠로시오난류의 영향권이라 8∼12월이면 삼치떼가 몰려든다. 남도에서 한참 외진 항구임에도 일제강점기에 벌써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부자 마을이었으며, 한때는 고흥군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의 1/3을 충당했을 정도라고 한다. 요즘은 예전보단 못하지만 아직도 나로도항은 삼치잡이 대표 항구로 통한다. 지금도 어선 수백척이 들어 설 수 있는 부두, 위판장, 넓은 상가 등이 잘 조성돼 있다.

천릿길을 달려온 15번 국도가 끝나는 외나로도 봉래남초등학교 앞. 해안길은 두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나로우주센터로 들어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낙조가 아름답다는 염포해수욕장 가는 길이다. 왼쪽 길로 10분쯤 달리면 드디어 나로우주센터.

나로우주센터는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장이다.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에 필요한 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춘 세계에서 13번째 국가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이곳은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로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오는 5~6월로 예정된 나로호 2차 발사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은 나로우주센터를 출입할 수 없다. 그 대신 입구에 조성해놓은 우주과학관에서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볼 수 있다. 우주과학기술 전시 교육 및 방문자센터 기능을 수행하는 이곳엔 로켓, 인공위성, 우주공간 등을 소재로 한 전시품 등이 갖춰져 있다.

나로우주센터에 관한 영상 상영은 1일 6회(10:40, 11:40, 13:40, 14:40, 15:40, 16:40) 진행된다. 소요시간 약 20분. 이 중 3회(10:40, 13:40, 15:40)는 해설사가 동행해 설명을 시작하는 시간(11:00, 14:00, 16:00)과 바로 연결된다. 이 경우 총 1시간30분쯤 소요된다. 자유 관람도 가능하다.

관람시간 10:30~17:30(입장 17:00).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휴관. 요금은 어른 3000원, 청소년(7~19세) 1500원. 주차는 무료. 나로우주센터 061-830-8700
피톤치드 가득한 봉래산 삼나무 숲

우주과학관 관람 전후에 봉래산(蓬萊山, 410m) 산책도 즐겨보자. 우주센터를 마치 품에 안고 있는 듯한 봉래산은 다도해 조망, 봉래산 북동쪽 기슭에 조성된 삼나무 숲에서의 휴식이 매우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봉래산 산행 들머리는 우주과학관 2km 전의 봉래산 무선국 입구다. 고갯마루에서 이정표를 보고 200m쯤 들어서면 곧 무선국이 나오고, 그 뒤쪽 비포장도로를 따라 다시 100m가량 더 들어가면 승용차 대여섯대 주차 가능한 작은 공터가 보인다. 이곳엔 대형 지도가 그려진 입간판도 있다.

길은 두갈래. 오른쪽은 정상으로 직접 가는 길, 왼쪽은 삼나무 숲으로 가는 산책길이다. 어느 길로 가든지 한바퀴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대부분 탐방객들은 오른쪽 길로 들어가 정상을 먼저 들른 뒤 삼나무 숲을 지나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무선국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1.4km. 산세도 부드럽고 산길도 평탄하고 부드럽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도 무난히 걸을 수 있을 정도. 설치한 안내판과 이정표 등도 잘 갖춰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드물다. 산길 주변은 눈 속에서 꽃이 핀다는 복수초 군락지다.

봉래산 능선의 조망도 빼어나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산행 내내 눈길을 잡는다. 능선 어디에서나 삼나무와 대나무 숲의 푸르름 너머로 로켓이 우뚝 서있는 우주과학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정상은 사방으로의 조망이 빼어나다.

정상에서 1.2km 내려서면 죽은 노송 한그루를 만난다. 용송(龍松)이라 불리던 이 소나무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생을 마쳤다. 주민들은 ‘봉래산 청석골에서 머물던 용이 봉래산 비경에 취해 승천하지 못하고 있다가 봉래산 자락에 우주센터가 들어서자 태풍이 불 때 승천한 것’이란 전설을 만들어줬다.

용송에서 500m 지나면 시름재. 이곳에서 300m를 더 내려가면 드디어 삼나무 숲이다. 어른 두명이 팔을 합쳐야할 만큼 큼직한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대부분 수령은 80여년, 키는 30m가 넘는다. 삼나무 숲에는 약 3만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숲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무렵, 삼나무의 생육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조림했다고 알려져 있다.
산길은 삼나무 숲 한가운데를 통과한다. 중간 중간 숲 속으로 들어가는 작은 샛길들도 보인다. 숲 그늘엔 등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의자도 만들어 두었다. 온몸으로 감겨드는 피톤치드의 기운이 흠뻑 느껴지는 최고의 삼림욕장이다. 산행 마무리에 잠시 쉬면서 즐기는 삼림욕. 꿀맛이다.

봉래산 산행은 무선국 주차장~393m봉~정상~시름재~삼나무 군락지~외딴집터~무선국 주차장 회귀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이정표도 잘 돼 있고, 갈림길이 많지 않으니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 쉬엄쉬엄 걸어도 왕복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여행정보

●교통 경부고속도로→논산 천안 고속도로 나들목→27번 국도→벌교→고흥읍→15번 국도→포두→동일→봉래→나로우주센터 <수도권 기준 약 6시간~6시간30분 소요>

●숙식 나로우주센터 가는 길목의 봉래면 소재지인 나로도항에 프라자모텔(061-833-6599), 동백장여관(061-835-0100), 진보각(061-833-6415), 순천횟집(061-833-6441) 등이 있다. 우주과학관 앞엔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이곳에서 해결하는 게 무난하다. 나로도항 인근 신금해수욕장, 염포해수욕장에도 민박집과 식당이 있다.

우주과학관 입구인 예내리에 일출정민박(010-6606-6209), 예당펜션(061-833-8314~5), 대주민박(061-835-9396), 와보래민박(061-833-6331)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참조 고흥군청 대표전화 061-830-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