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초, 추운 겨울 날씨를 무릅쓰고 한 남자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었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2005년 281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400원, 총 배당액 10억6400만원의 배당을 결정한 것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는 당초 회사 경영진에 주당 500원의 배당금을 요구했지만, 그 의견은 전적으로 묵살됐다. 당시 그는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주장하는 전면 광고를 일간지에 내기도 했다.

그의 노력에 다른 소액주주들도 하나 둘씩 힘을 모았고, 같은 해 4월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감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그 후 이들은 주주협의회를 구성했고, 다음해에는 회사 측이 배당액을 늘리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은 당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됐던 전업투자자 표형식 씨와 일성신약 간에 있었던 일이다.

금융회사들이 고객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공동구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품 가입자가 일정 인원을 초과할 경우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다. 하지만 주식 직접투자와 관련해서는 공동구매의 개념이 없다. 일부 지인들끼리 돈을 모아 함께 주식투자를 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흔치 않다. 물론 특별한 혜택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는 지극히 '홀로서기'를 통해 외로운 투자를 해야 하는 재테크 수단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자들도 힘을 모으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어찌 보면 주주로서 당연히 누려야 될 권리를 지키는 것이고,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소액주주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개인투자자이자 사업가로 활동하던 김정현 대표가 지난해 5월 법인 등록을 한 '네비스탁'이 소액주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이트를 공식 오픈했다.
 
◆소액주주들이 해야 할 일
 
지난 5월4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네비스탁을 찾아 김 대표를 만났다. 네비스탁이란 회사의 특징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소액주주들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소액주주들은 말 그대로 회사 주식의 극히 일부만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엄연히 한 회사 주식의 공동구매자인 셈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공동구매자라고 하기엔 너무도 작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김 대표는 "평소 소액주주들이 뭉쳐있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항상 뭉쳐야 합니다. 오프라인 모임까지는 힘들겠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주주들이 평상시에 모여 있어야 합니다. 모여서 특별한 것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들끼리 온라인상에서 놀 수만 있어도 힘이 될 것입니다."

보통 소액주주들은 투자한 회사가 상장폐지 된 후에야 일을 해결하려고 서두르지만, 사태가 그런 상황까지 치닫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암이 말기가 돼서 병원에 오면 의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지 않느냐"며 "이미 상장폐지가 된 후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고, 변호사들의 배만 불려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평소 상법, 자본시장법 등 법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필수다. 소액주주라 해서 회계와 세금 등에 대한 지식을 쌓는 데 소홀해서도 안 된다.
 
김 대표는 "소액주주들 중 상당수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대한 개념도 잘 모를 정도로 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대해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물론 소액주주들의 이 같은 부족한 점을 도와주기 위해 김 대표는 네비스탁을 설립했다.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과 연계해 소액주주들에게 법률 자문 서비스 및 기타 투자 상담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평소 업무이자 목표다.
 
다만 김 대표도 소액주주 및 네비스탁의 회원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 진정으로 소액주주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면 수동적이어서는 안 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활동하고, 뭉치라는 것이다.
 
◆소액주주 배려시스템이 미흡하다 
 
김 대표는 금융감독 당국에 대해서도 바라는 바를 밝혔다. 우선 감독 당국이 특정 기업에 대한 위험신호를 더욱 강력하게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금감원 등에서 감리를 실시할 경우 일반인들에게도 일정 부분 공개를 했으면 한다"며 "회사에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갑자기 상장폐지를 시키기보다는 투자자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에 강력한 위험신호를 전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자 및 증자에 대한 정보 역시 조금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특히 증자는 사람들의 돈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어떤 부분에 어느 정도 그리고 왜 투자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며 "영업 비밀을 위해 모두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증자 사유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주주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법적으로 주주명부는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비치해야 하지만, 기업들이 이를 잘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 예탁결제원을 통해서라도 주주명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주주명부 열람이 거부될 경우 결국 변호사를 선임해 법원에 신청해야 한다"며 "이런 당연하면서도 사소한 일이 지켜지지 않아 소액주주들이 시간과 돈을 더 들여야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주총회 때 위임장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회사 측이 유독 소액주주들에게만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거나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는 것 역시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