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위성 자료를 이용해 선박 항로를 추적한 자료 기준으로 최근 2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 80% 이상이 오만 연안 항로로 몰렸다. 이 항로는 오만 영해를 지나는 남부 항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전체 운항 체계를 지원하지만 실제 항로 조정과 안전관리는 오만 당국이 맡는다. 선박들은 필요하면 미국 측과도 통항을 조율할 수 있다.
이란은 자국 영해를 지나는 북부 항로를 이용하라고 요구하며 오만 쪽 항로에 반대했다. 이에 CNN은 이란이 오만 연안을 따라 운항하려던 선박들을 공격했지만 최근 미국 지원을 기대하며 남부 항로를 선택하는 선박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호마윤 팔락샤히 케이플러 원유분석 책임자는 "이란이 적어도 해협 통제력 일부를 잃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 항로 이용이 늘면서 이란이 선호하는 항로를 통해 선박 운항을 통제하고 비용을 요구할 수 있는 여지도 줄었다. 케이플러는 최근 이란이 통항 관련 비용을 실제로 거둔 정황도 포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17일 체결한 양해각서에는 이란이 60일 동안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무료로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조항은 이번주에 만료됐다. 하지만 합의문은 향후 해협 관리와 해상 서비스 비용을 오만 등 연안국과 협의하도록 했을 뿐 이란 통행료 징수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CNN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빌려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후 위험지역 밖인 오만만에서 고객 측 유조선으로 원유를 옮겨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선박은 이란 공격을 피하기 위해 AIS를 수주간 끈 채 운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위성으로 선박을 포착할 수 있지만 항적을 연속적으로 추적하기 어려워 민간업체 집계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란과 오만은 미국과 별도로 호르무즈 해협 항로 관리와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국은 지난 6월부터 해협 관리와 해상 서비스 비용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협상 결과가 실제 통항량과 미·이란 영향력에 어떤 변화를 줄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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