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들은 저마다의 비법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실적 자료를 중시하는 사람, 회사의 공시 자료를 꼼꼼하게 읽는 사람, 정보 수집에 열심인 사람 혹은 주가 차트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사람 등등. 돈이 걸린 문제이므로 자기 나름대로의 투자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야 당연하다. 그런데 어떤 투자자들은 분석보다는 자신의 '느낌' 혹은 '감'을 믿으려고 한다.

이들은 주식투자에는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그런 순간을 고리타분한(?) 분석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건 동물적인 느낌에 의해서만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인간이 본능적으로 투자시점을 탐지해낼 수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과연 주식투자에 그런 결정적인 순간이 있기나 한 것일까?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네자트 세이훈 교수는 오래전 재미있는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화제가 됐다. 그는 1964년부터 1993년까지 30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의 투자수익률을 조사했다. 30년간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12%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번에는 같은 기간에서 주가가 급등했던 40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의 투자수익률을 조사해보았다. 그랬더니 7%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계산됐다. 단지 40일을 제외했을 뿐인데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무려 5% 포인트나 감소했던 것이다. 40일이라고 해보았자 전체 기간 30년으로 따진다면 고작 0.012%에 불과한 기간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적인 순간'을 놓친다면 투자수익률은 거의 절반으로 추락하는 결과가 되고 만다.


세이훈 교수의 연구는 많은 점에서 투자자에게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첫째, 장기투자가 결국은 '정답'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30년간의 투자에서 연평균 수익률이 12%였다면 100만원을 투자해 30년 후에 2330만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인플레이션이 심하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수익률이다.

둘째, 시기 선택을 잘못했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가 된다는 사실도 일깨워준다. 주가가 급등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피하고 다른 시기에 투자했다면 아무리 열심히 투자해봤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셋째,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미련 때문에 자칫 아무런 희망도 없는 투자를 한없이 이어갈 위험이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굳이 세이훈 교수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주가가 급등하던 때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 주가가 혹시라도 급등할 지 모르므로 투자자들은 마냥 주식을 보유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무지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투자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00% 정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차선책이라면 장기보유가 정답이다. 다만 매수한 다음에 손해를 보니 어쩔 수 없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서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