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관찰해보면 완벽주의, 이기주의, 패배주의 등이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실수하면 얼마나 창피할까, 내 부족한 능력이 들통나면 어쩌나" 등의 소심함이 스스로를 불안감에 휩싸이게 한다.
여기에 자신 위주로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발상 역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나는 다른 사람을 이정도로 도와 줬는데, 다른 사람은 나를 아주 작게 돕는구나" 등 남과 자신의 행동비교를 통해 득실을 따지게 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닫고 자기 본의대로 세상을 생각하면서 객관성을 잃게 돼 결국 불안감으로 발전시킨다.
패배주의도 불안감을 만드는 요인이다. 지기 싫어하는 습성을 지닌 사람이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면 패배주의가 싹 터 자존감이 없어지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감과 자괴감으로 발전하게 된다.
조선 후기 의학자 이제마 선생은 자신이 저술한 사상의학서(四象醫學書) <동의수세보원>에서 불안정지심(不安定之心)을 인(仁)과 관계된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영역으로 배치하고, 불안감이 신장 대장 엉덩이 이하 하초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안하여 발을 어쩔줄 모르고 왔다갔다하는 모양을 조바심(躁)이라 하는데, 여기에 발 족(足)자가 들어가 있는 이유도 하초를 의미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면 밉고 싫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잘못된 행동만 미워해야지, 그 생명 자체를 싫어하고 미워해서는 안 된다. 측은하게 여겨야 한다. 누군가가 보기 싫으면 안보면 되지만, 안볼 수 없는 가족 등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보기 싫다면, 측은지심으로 극복해야 한다. 측은지심을 가지면 불안함이 해소 된다.
땅은 양분을 가지고 있지만 식물에게 양분을 밀어 넣는 것도 아니고, 못 가져가게 잡아 놓지도 않는다. 인(仁)의 대표적 모습인 효(孝)라는 글자는 노(老)와 자(子)가 합쳐진 글자로, 자식이 노부를 업고 보호하고 있는 상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측은함은 어진맘으로 누구에게나 있는 심성이다.
불안증으로 고생한다면 자연이라는 대상을 상대로 측은지심을 키워보자. 이렇게 하면 세상 모든 일에 즐거워하게 된다. 동의수세보원은 하초의 정(精)을 보하여, 정(定)을 만들어내는 약리적 방법론과 함께 자신의 감정(情)이 측은지심으로 가득찰 때 저절로의 면역력이 길러져 하초와 더불어 전신이 건강해진다는 심신합일(心身合一)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름지기 너그러운 것이 세상을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