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취재원들이 하나같이 몸을 사린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머니위크 133호 커버스토리 '교육비 재테크'의 한 꼭지였던 <700 벌어 550 보내는 기러기 아빠>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었다. 1600개가 넘는 댓글에는 '웃기는 짓', '쓰레기들', '정신병자', '미쳤다' 등 비난 수위가 높은 글들이 상당했다.

▶바보들의 난장부르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안샐까요? 어리석은 생각에 재산 날리고 애들 망칩니다. 국내서 안되는 공부가 외국나가면 잘 된답니까? 애들 뻔하지요. 공부 안 되니깐 삼삼오오 모여다니면서 마약하고 엄마는 외롭다고 이놈저놈 만나서 뭣을 하는지 모르겠고, 죽어라 돈벌어 보내주는 바보들만 불쌍하지요. (강냉이님)

돈버는 기계로 전락한 아버지의 처지를 비난하는 글도 상당했다. 버는 돈의 대부분을 자녀 교육에 올인하면서 정작 자신은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과연 동정을 해야 하느냐는 것.

▶혹시 외제차 이론이라고 아시는지. 그러니까 나보다 재산도 많고 돈도 많이 버는 친구가 자기 능력에 살짝 벅차는 외제차를 할부로 구입해서 할부값 메꾸느라고 징징대면서 나 돈없으니까 밥좀사줘 술좀사줘 하면 불쌍하다고 사줘야 하냐는 거죠. (댕굴이님)

용기를 갖고 더 악착같이 벌라며 숨은 노하우(?)를 알려주는 고도의 안티도 계셨다.

▶사정을 들어보니 정말로 딱하고 불쌍하군요. 한달에 삼백 정도 더 버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 퇴근 후 퀵 서비스 일을 더하세요. (오토바이 못하시면 배우시고요.)
- 밤 열두시 부터는 포장마차 일을 더하세요.
- 그리고 주말에는 예식장 알바 무조건 뛰세요.
- 하루에 한끼 드시고요. 한끼도 빵 한조각으로 때우시면 월수 천만원 이상의 효과가 날겁니다. 부디 돈 마니 버시고 유학비 열시미 송금하세요. 기러기 아빠 파이팅. (노무현귀신님)

기자는 취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기러기 아빠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어렵사리 운영자와 전화통화에 성공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싸늘하기만 했다.

"어떤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더라도 기사 내용은 비난 일색 아닙니까?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어렵게 벌어서 보내는 거 아닙니다. 넉넉하니까 보내는 겁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이 우리 커뮤니티의 방침입니다." 

당시에는 야속하기만 했던 이 말이 기사의 댓글을 보는 동안 모두 이해가 됐다. 이 같은 반응이라면 나같아도 취재에 협조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듯 하다. 기러기 아빠로 보이는 누리꾼의 글로 이들의 변을 대신해본다. 그나마 '자체 심의' 없이 보여줄 수 있는 반응들이다.

▶야 진짜 이런 기사에 악플들은 대체 뭐냐? 외화유출이고 뭐고 이 안에 아버지의 마음을 좀 읽어라. 아무리 철이 없어도 부모마음 이렇게 모르고 악플이나 지껄이고. 애 낳아봐라. 이게 뭔말인지 얼마나 눈물나는 말인지. 가장이란게 그런거고, 부모란게 그런거고, 자식이란 게 그렇게 고생고생해도 자식이 잘되면 그걸로 웃고 끝인게 부모마음. (달해님)

하지만 조기유학 옹호론은 문제점을 꼬집은 내용들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특히 모국에 대한 역사의식 부족을 지적한 댓글에 가장 공감이 갔다. 조기유학을 계획하는 부모가 한 번 쯤 곱씹어 볼 만 한 내용이다.

▶"세종대왕의 성이 뭐니?"라는 질문에 "세종이요."라고 대답하는 조기유학생의 실태.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요? (꿈찾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