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서 진 패자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어떤 개그맨이 자주 들먹였던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유행어처럼 실제로도 세상은 1등만 기억하지 나머지는 금세 잊어버린다. 예컨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육상선수 우샤인 볼트의 이름은 잘 알아도 세계에서 두번째로 빠른 선수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아폴로 우주선의 암스트롱은 유명인사가 됐으나 그 이후 암스트롱의 뒤를 이어 달에 내렸던 수많은 우주인들의 이름은 제대로 대중에게 알려지지도 않았다. 월드컵에서도 조 예선에서 선전한 국가의 이름은 일시적으로 남겨질지 모르지만 금세 잊힌다. 사람들은 우승국가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그것은 인간의 인식구조 때문이다. 심리학자에 의하면 인간은 새로운 영역을 기억할 때 그것을 대표하는 명사를 이용해 영역을 정의한다고 한다. 즉 '육상선수=우샤인 볼트'이고 '축구=월드컵 우승국'이 되는 식이다. 1등만이 남는다. 그러기에 인간의 기억 속에 2등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기업에 있어서도 1등과 2등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현격하다.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라'는 속담이 말해주듯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산업에서 세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60%, 30% 그리고 10%라고 하자. 그러나 이 기업들의 수익은 시장점유율대로 각각 6대 3대 1의 비율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36대 9대 1, 즉 시장점유율의 제곱에 비례해 결정되는 경향이 높다. 왜냐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1등 기업은 판매량이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으므로 그만큼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시장을 선도하는 만큼 가격결정에서도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다른 기업들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1등 기업에 대해 소비자들이 막연한 호감을 가지는 등 이래저래 유리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주식에 있어서도 2등이나 3등 기업보다는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1등 기업의 실적이나 수익성은 다른 기업에 비해 뛰어날 수밖에 없으니 그런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터. 투자자들은 '숨은 보석'을 찾는다는 이유로 알려지지 않는 기업에 주목하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자칫 엉뚱한 기업을 고를 위험이 있다. 하지만 1등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은 최소한 크게 실패할 위험도 없는데다 안전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