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에 아름다운 패션을 입히는 사회적 기업들이 늘고 있다. 버려지는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재활용 패션 비즈니스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에코파티메아리, 버려지는 쓰레기는 없다
에코파티메아리(http://www.mearry.com)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지난 2003년 실시한 제1회 재활용 공모전에 출품된 현수막 가방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돼 재활용 패션브랜드로 성장한 곳이다. 인사동에 전문매장을 두고 있다.
국내 1호 재활용 패션기업답게 재활용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현수막 가방은 물론 헌옷으로 만든 인형과 가방, 천갈이 소파가죽으로 만든 지갑・핸드폰걸이・열쇠고리, 안전벨트로 만든 필통, 신문용지로 만든 연필, 쪼가리 종이로 만든 노트, 지퍼와 넥타이로 만든 머리띠 등 일일이 그 종류를 헤아리기 어렵다.
에코파티메아리의 디자인은 담백하다. 부속품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친환경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버려지는 물건들에 대한 애착을 제품을 녹여내고 있다.
이영선 에코파티메아리 홍보담당자는 “에코파티메아리는 버려지는 소재의 수명 연장을 위해 제품을 개발한다”며 "디자인도 제품 자체보다는 버림받은 소재의 재활용을 우선한다”며 말했다.
◆리블랭크, 헌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
리블랭크(http://www.reblank.com)는 아름다운가게의 에코파티메아리 창립멤버들이 독립해 세운 재활용 전문 패션기업이다.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헌옷, 버려진 소파가죽 등을 이용해 '신제품' 의류를 만들고 있다.
한때 현수막을 재활용한 가방도 만들었지만 제품에 한계가 있어 접고, 최근에는 폐지를 활용한 제품개발을 기획하고 있다.
여기서 만든 제품은 패션 중심지인 명동과 압구정동, 신사동의 셀렉트샵에서 리블뱅크 브랜드를 달고 결코 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된다.
이지연 씨는 “헌옷을 단순히 리폼한 것이 아니라 헌옷을 재료로 해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제품의 재료인 헌옷은 주로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된 헌옷 중 손상이 난 옷이나 유행이 너무 지나 찾는 사람이 없는 옷을 받아 이를 완전히 해체해서 또 다른 옷을 만들고 있다. 가죽은 천갈이 소파업체를 통해 입수한다.
개인이 자신의 옷을 가져오면 이를 가방으로 만들어주는 주문제작도 한다. 이 씨는 “자신이 아꼈던 옷을 그냥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주문을 받고 있다”며 “의류 종류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 가방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리블랭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리폼아카데미을 계획하고 있다.
◆터치포굿, 버려진 현수막의 재탄생
터치포굿(http://www.touch4good.com)은 길거리에 널린 현수막과 지하철역사 벽에 걸린 광고판을 이용해 가방, 지갑 등을 만드는 소셜 벤처다.
터치포굿 사무실을 방문하니 절반 이상이 현수막으로 꽉 들어차 있다. 보통 현수막 한장이면 보조가방 6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제단 과정에서 특정 상호나 비윤리적인 단어 등은 숨기지만 색과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다.
홍보를 담당하는 이준희 씨는 “구청 한곳에서 한달에 2톤 가량 수거되니 서울에서만 한달에 50톤 정도의 현수막이 수거되는 셈”이라며 “이것도 불법 현수막만 그런 것으로 인가받은 것까지 합친다면 그 규모를 헤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터치포굿에서는 리사이클링이 아니라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사이클링이 버리지 않고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이라면 업사이클링은 원래보다 더 가치 있는 쓰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입니다. 현수막이나 광고판으로 가방 등을 만드는 것은 바로 진정한 업사이클링이죠."
터치포굿은 홈페이지에 ‘없어지고 싶은 회사’라고 회사소개를 한다.
“회사를 만들 때부터 무관심하게 버려져 환경을 망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지금은 폐현수막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폐현수막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씨는 "현수막이 사라져서 즐거운 마음으로 폐업신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터치포굿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아토피 등 환경관련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어린이의 치료 및 환경개선을 위해 쓰고 있다.
◆오르그닷, 폐 페트병으로 옷을 만들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즈는 올해 ‘그린 마케팅’의 일환으로 홈경기 중 일부 경기에 팀 색깔인 빨간색 대신 녹색의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이 유니폼은 색깔만 녹색인 것이 아니라 재생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재생폴리에스테르는 음료수 등을 담았던 폐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것이다. 바로 이 유니폼을 디자인하고 제작한 곳이 오르그닷(http://www.orgdot.co.kr/)이다.
김방호 오르그닷 이사는 “폴리에스테르 자체가 화학물질을 이용한 것이긴 하지만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이용한 의상은 친환경적이다”고 설명한다. 재생폴리에스테르를 이용하면 기존 소재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
폐 페트병으로 만들지만 기존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의상과 비교해 재질은 물론 기능성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페트병이나 폴리에스테르 원사나 그 재료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오르그닷은 재생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이용한 스포츠복, 티셔츠 외에도 방풍・방수잠바, 가방도 만들고 있다. 또 황마로 만들어진 커피자루를 재활용한 가방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