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상품은 은행을 이용하는 재테크족에게 더없이 훌륭한 상품이다. 단리는 단순히 원금에 이자를 곱해 계산하지만 복리는 원금에 대한 이자는 물론 이자에 이자까지 붙여준다. 따라서 만기에 받을 수 있는 이자가 훨씬 많아지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은행 입장에서는 복리상품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1990년대 이후 은행에서 복리상품이 형식적인 명맥만 유지한 채 자취를 감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올 들어 은행들이 복리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예금 상품은 물론이고 저축은행에도 없는 적금상품에까지 복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인기를 모은 곳은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개인을 대상으로 ‘월복리 적금’을 출시했다. 당시 기본 연 4.5%의 금리를 주고 1000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출시 한달 만에 10만명을 모으고 출시 200일 만에 가입고객 4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왜 은행들이 갑자기 복리상품을 내놓고 있을까? 은행에는 지금 돈이 넘치고 있는데도 말이다.

복리상품을 선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지금은 수신고가 충분한 수준을 넘고 있지만,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예금 이탈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고객을 유혹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인데,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는 금리를 높이기 부담스럽다”며 “금리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복리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A은행 상품개발부서 관계자는 “몇몇 은행에서 복리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들이 ‘이 은행은 복리상품이 없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며 “창구에서 고객이탈 방지 차원에서 복리상품 요구가 많아져 상품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마지못해 복리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품의 구조를 보면 그러한 점을 알 수 있다. 복리는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은행에서 선보이고 있는 복리상품의 약정기간을 보면 1년이 많다. 길어야 3년이다.

5000만원을 연 3.5%,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단리로 가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약 175만원. 이를 복리로 맡기면 약 178만원으로 3만원가량의 이자만 더 받을 뿐이다. 만기를 3년으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단리 시 525만원, 복리 시 553만원으로 그 차이는 30만원이 채 안된다.

금리적인 측면에서도 은행 복리상품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일부 복리상품은 아예 단리상품에 비해 금리를 낮게 책정했다. 또 기준금리가 동일하더라도 복리상품에 대해서는 '+α 전결금리'가 없기 때문에 특히 고액예금자의 경우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신한은행의 '월복리 적금'은 복리상품이기에 앞서 기본 금리가 4.5%로 고금리였다는 강점이 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복리상품에는 전결금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만기 시 오히려 이자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소액 고객이라면 복리상품이 무조건 유리하지만 거액 예금자는 잘 살펴보고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