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66) 사장은 슬하에 딸만 둘이다. 그는 회사를 딸이나 사위에게 물려줄 생각을 일찌감치 접고 최근 한 M&A펀드에 회사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그는 주식 매각대금 40억원 중 부부의 노후자금으로 20억원을 남겨 두고 나머지 20억원은 장학재단을 설립해 노후를 보람 있게 보낼 계획이다.

중소기업 창업자가 애지중지 키운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가족 내에서 적절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거나, 종업원 승계나 인수합병(M&A)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 CEO가 가족 내에서 적절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자칫 회사의 폐업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창업자는 상황에 따라 M&A방식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자녀 승계가 힘들 경우 오랫동안 함께 회사를 키워 온 직원 중에서 후계자를 구하고 싶겠지만 이 경우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은행대출에 대한 보증문제와 주식매매자금 마련 문제, 경영권만 승계한 직원이라 하더라도 법인 대출연장 과정에서 대표이사 연대보증 문제는 큰 걸림돌이다. 게다가 중소기업 종업원들이 후계 CEO 입장에서 거액의 주식인수 자금을 조달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밖에도 종업원 승계에는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M&A 방식은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폐업을 하는 경우보다는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우선 창업자 입장에서 평생 함께 일해 온 임직원과 거래처를 정리하고 스스로 기업을 죽여야 하는 힘든 결정만큼은 피할 수 있다. 오히려 그 기업을 더욱 더 성장 발전시키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비상장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 매각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중소기업의 경우 10%만 물면 되는 데 이는 폐업할 경우 청산소득세가 최고 38.5%인 것에 비하면 훨씬 이득인 셈이다.

창업자 CEO가 현금을 쥘 수 있다는 점도 M&A 방식의 매력이다. 가족 내 승계가 주로 증여나 상속을 통해 무상으로 주식이전이 이루어지다 보니 창업자는 실제로 본인이 쓸 자금을 마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반면 기업매각은 제3자에게 유상으로 주식을 매각하므로 현금을 챙길 수 있다. 이러한 자금으로 창업자는 여행과 취미생활을 만끽하며 풍요롭고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할 수 있고, 사회공헌활동 등 제2의 인생설계도 가능하다.

그러나 M&A 방식은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일생 동안 키운 회사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올바르게 평가받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기업매각과 관련된 전반적인 고려사항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매각이 확정되기 전에는 철저히 비밀을 준수하고 M&A 업무 전문가를 잘 선정한 뒤 본인은 뒤에서 꼼꼼하게 챙겨야 성공할 수 있다. 기업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너무 일찍 돌아 종업원, 거래처 등이 이탈할 경우 자칫 회사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매수자를 찾는 일과 제값 받기다. 이를 위해 최소한 2년 이상은 철저히 준비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특히 기업매각은 주주의 세후 이익을 극대화 시켜야 하므로 법인차원의 퇴직금과 관련된 법인세 및 소득세와 개인차원의 주식양도소득세를 면밀히 검토해야만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