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주택경기 침체에다 내집을 마련하기보다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많아 마땅한 전세물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39.8%로 2005년 4분기(41%)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역시 43.46%로 2006년 1분기(44%) 이후 최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반기 입주를 시작한 수도권 대단지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가을 이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은 비교적 전세 물건이 많은 새 입주아파트나 입주 2년차 단지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여야 저렴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청약하거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크지 않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것도 전세난을 극복하는 한 방법이다.
 
◆신규 입주-입주 2년차 단지 집중 공략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입주하는 전국 아파트는 110개단지 5만5000여가구다. 이 중 10월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25개단지 9000여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청담동 두산연립을 재건축한 청담4차 e편한세상을 눈여겨볼 만하다. 지상 12층 2개동 106~159㎡ 94가구로 단지 규모는 작지만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가깝고 학동로, 삼성로 도산대로가 인접해 강남업무지구로 출퇴근하기 좋다.
 
길음뉴타운 내 마지막 입주 단지인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9단지 래미안은 지상 29층 18개동 총 1254가구의 대단지다. 주택형은 42∼165㎡로 다양해 전셋집 선택폭도 넓다. 지하철 4호 길음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이고 내부순환로, 미아로의 이용이 편리하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은평구 불광3구역 북한산힐스테이트 3차(1332가구)와 성북구 종암동 래미안3차(1025가구) 등에도 전세물건이 비교적 많다. 북한산힐스테이트 3차는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이 걸어서 3분 거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래미안 3차도 지하철 6호선 월곡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벽산블루밍 3, 5단지는 10월 입주 단지 가운데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3단지는 지상 30층 16개동 129㎡~304㎡ 1435가구, 5단지는 지상 30층 8개동 129㎡~284㎡ 915가구로 이뤄져 있다.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경의선 백마역 등이 가깝다. 고봉산, 현달산 등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이밖에 용인시 흥덕힐스테이트(570가구), 산본 래미안 하이어스(2644가구), 고양시 벽제동 고양3차풍림아이원(211가구), 안양시 석수동 안양석수두산위브(742가구) 등도 주요 입주 단지다.
 
입주 2년차 단지 중에서는 서울 송파구 잠실, 경기 고양·파주 등 대규모 입주가 이뤄진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잠실권에서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6864가구)와 잠실동 엘스(5678가구)가 입주 2년차 단지다. 수천가구 대단지인 만큼 다양한 면적의 전세물건을 구할 수 있다. 3000가구가 넘는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도 입주 2년차 단지다. 지하철 5호선 명일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일부 초고층에서는 한강조망도 가능하다.
 

◆시프트 청약-주거용 오피스텔도 노크해볼 만
 
주변 아파트 전셋값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시프트가 연말까지 3900가구 공급된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청약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싼값에 전셋집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인만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달 중 1770가구, 오는 12월 2127가구 등 연내 시프트 3897가구가 나온다. SH공사가 직접 지어 공급하는 건설형 시프트가 대부분이고, 재건축 임대주택을 매입해 분양하는 매입형은 106가구에 불과하다.
 
강남구 세곡지구, 송파구 마천지구, 강동구 강일2지구 등 시프트가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세곡지구 세곡리엔파크 1, 2, 3단지에선 시프트 424가구가 나온다. 강남 도심권에서 가깝고 대모산과 범바위산이 주변에 있어 자연환경이 우수하다. 마천지구 송파파크데일 1, 2단지는 인근에 개발 중인 위례신도시가 위치해 향후 주변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강일2지구 고덕리엔파크1, 2단지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로 교육환경이 뛰어나다.
 
이들 단지 중 전세 임대료는 세곡지구가 가장 비싸다. 전용 59㎡ 기준으로 세곡리엔파크는 1억835만~1억1508만원선, 송파파크데일은 1억374만~1억734만원선이다. 강일지구는 1억130만~1억193만원선이다.
 
이달 공급물량부터 전용 60∼85㎡ 이하 시프트에 청약하려면 연간 소득(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50% 이하)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약가점제가 적용돼 서울 거주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 7개 항목(32점 만점)에 따라 입주자를 가린다. 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매입형 전용 84㎡는 청약가점 20∼22점 이상, 건설형 전용 84㎡는 18∼20점 이상 돼야 당첨권에 속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셋집 대신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담보대출 등을 활용하면 큰 자금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르미에르장안타운4차 오피스텔 50㎡형의 경우 매매가가 7000만~7500만원선, 전셋값은 6000만~6500만원선이다. 은평구 응암동 하이본 오피스텔 105㎡형도 전셋값은 1억5000만원, 매매가는 1억9000만원으로 4000만원만 보태면 살 수 있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뉴스텔, 논현동 거평타운 등도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육박한다.
 
◆전셋집 구할 때 유의할 점은
 
전세계약을 체결하기 전 등기부등본을 떼 계약자와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족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아니면 주인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보고 계약해야 한다.
 
새 입주아파트의 경우 많게는 분양가의 50~60%를 대출받은 아파트들이 적지 않다. 2~3년 전 분양 당시 중도금 무이자 융자나 이자 후불제로 분양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출금과 전셋값을 합쳐 시세의 70%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 비율이 높은 물건은 가급적 피하거나 전세보증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계약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