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식시장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가계지출 항목 중 식료품비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다. 외식업은 고용효과가 커서 고용시장 창출에 대한 기여도가 큰 편이다. 돈 버는 사업을 개인적으로 모색할 때도 흔히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외식업이다.
 
◆창업자의 절반이 외식업, 외식업의 절반이 프랜차이즈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는 외식업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고, 외식업 분야에서 막상 돈을 많이 잘 버는 가게는 적은 편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업종의 현실이 이러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양극화를 가져오는 데도 한 원인이 된다.
 
프랜차이즈에서도 외식업 비중이 절반에 이르고, 새로 창업하려는 사람들 중에서도 외식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절반 정도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26만개의 가맹점 중에서 2008년 기준으로 외식업은 51%에 달한다. 일본은 2007년 기준으로 가맹점이 23만개이며 외식업 비중은 19.9%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다.
 
대구의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외식업 비중이 무려 9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대구경북연구원 경제분석연구실 ‘대경 CEO 브리핑’) 그렇다보니 이 지역 가맹점은 과당 경쟁으로 인해 폐업과 창업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3년 이상 생존율이 20% 이하다.
 
서울에서도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동인구가 많고 사람이 바글거리는 동네에서도 1~2년 지나면 가게가 바뀌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만큼 실속이 없다는 증거다. 돈 버는 사람은 외식업을 하는 사람에게 임대를 주는 건물주이고, 임대 들어와서 가게 하는 사람은 초기 투자비도 제대로 못 건지고 포기하고 나가는 것이다.
 

◆외진 곳의 중국집이 바글거리는 이유
 
필자가 친한 몇 사람과 중국집에서 중국술을 곁들이면서 저녁식사를 한 뒤 2차로 어떤 카페에 간 적이 있다. 한 사람이 자신이 여러 차례 가보아서 잘 아는 집으로 음식 맛이 아주 좋다면서 일행을 이끌고 갔다. 안주로 피자와 몇 가지를 시키고 와인을 시켰다. 인근에 음식점, 카페 등이 많고 유동인구가 무척 많은 지역이긴 한데 이 집은 유동인구가 많은 길에서 다소 벗어나서 어두운 주택가 안쪽으로 약간 들어와 있었다.
 
일반 단독주택의 지하주차장을 개조해서 카페로 꾸민 것이라서 들어가는 입구도 번듯하지 않았고, 내부도 지하주차장을 트고 연결해서 천장이 낮은 편이고 편편한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데 내부에 손님은 바글거렸다. 큰 길에서는 얼핏 보면 눈에 잘 뜨이지 않는 위치이고 외관도 별로라서 일반적으로는 장사가 잘 될 조건은 아니었다. 그런데에도 사람이 바글거린 것이 신기했다.
 
사실 필자는 그 집에 직접 들어가기 훨씬 이전에 그 앞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속으로 '뭐 이런 곳에 카페가 생겼나. 장사 좀 하다가 또 문 닫겠네' 이렇게 생각했다. 가게 오픈하고 초기였던 것 같았는데, 안에 손님이 거의 없어 텅 빈 모습이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우연히 다른 사람 손에 이끌려 똑같은 곳을 와 보게 된 것이고, 지금은 사람이 바글거리는 것이었다. 일행을 이끌고 간 사람은 무척 여러 차례 왔었다는 사실을 미루어볼 때 처음에 우연히 이곳을 찾은 손님이 그 뒤로는 단골로 자주 오는 것 같았다. 그 카페 안에 앉아 있는 동안 들어오는 손님을 단골과 같은 모습으로 주인이 반갑게 맞이하는 상황을 여러 차례 보았다.
 
필자도 그 집의 음식 맛이 좋고 가격이 괜찮아 다음 번에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는 이곳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다른 기회에 실제로 필자도 다른 사람들을 그곳으로 데리고 갔다.
 
단골에 의해 이끌려 간 사람이, 다시 또 다른 사람을 이끌고 그곳에 가게 되고, 그 다른 사람은 또다시 또다른 사람을 이끌고 그곳에 가고, 그러면서 점점 손님이 늘어나서 처음에 휑하던 가게가 나중에는 손님이 꽉 차는 가게가 됐다고 추측됐다.
 
◆누추한 골목 음식점을 멀리서 찾아가는 이유
 
또 한 번은 가까운 선배가 근무하는 직장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선배 및 그 부서 몇 사람과 함께 그 직장 근처의 일반 평범한 대중음식점에 가게 됐다. 선배 말은, 가격은 다른 집과 비슷하면서도 맛은 훨씬 더 있어서 자주 간다고 했다. 직장에서 가깝지도 않았다.
 
비교적 상당 시간을 걸어가야 하는 곳인데도 그 직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것이었다. 강력하게 추천해서 기대를 했는데, 일단 그 음식점에 도달해서 놀랬다. 큰 길에서 벗어난 좁은 골목 안에 있었고 오래된 구옥이라서 집이 외관상 누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가니까 현관에서부터 발 디딜 틈이 별로 없었고 방마다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보편적인 식사 시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기 힘들다고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선배는 “맛이 어떠냐. 다른 데와는 다른 식으로 정말 맛있지 않느냐”면서 극찬을 했다. 물론 필자는 그 집을 추천한 선배의 말에 동감했다. 그 자리에서 음식점을 한 지가 무척 오래된 것 같은데 그 집도 초창기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손님이 늘어나 지금과 같은 상태에 이르렀다.
 
어떤 종류의 음식점이던지, 다른 사람이 어떤 집을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일행을 이끌고 갈 때 그런 집은 대부분의 경우 손님이 매우 많았다. 또 추천하는 사람에게 왜 그 집이 손님이 많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거의 대답은 비슷했다. “맛있으니까요. 똑같은 맛의 다른 집보다는 더 싸니까요. 서비스가 친절하니까요.”  외식업으로 돈 버는 비결은 역시 단순한 것 같다.

 ◆목 좋은 음식점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위의 두 가지 실제 사례는 유동인구가 많은 길에서 다소 벗어난 곳에 있는 집으로서 단골손님을 많이 확보한 경우다.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외식업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길가에서 영업을 하면 사람들 눈에 쉽게 띄고 지나는 손님이 들어오게 하는 데 확실하게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한번 온 손님이 일부러 다시 또 그 집을 찾아오도록 해서 단골손님을 많이 확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유동인구가 많은 길가일수록 임차료는 비싸고, 길가에 가게들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하다. 잘 알려진 프랜차이즈이면 본사가 가져가는 몫이 꽤 되고 이에 따라 손익분기점을 확실히 넘기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외식업은 매출 대비 재료비 비중을 35%,인건비 25%,임차료 10%,수도 · 가스 · 전기 등 부대비용을 8% 수준으로 유지시켜서 순이익을 22%로 맞추면 그런대로 가게를 유지할 수 있지만 비용이 이보다 더 나가면 힘들어진다.('자영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 2010년 10월11일) 따라서 매출액에 비해 임차료의 비중이 높을수록 순이익을 내기가 그만큼 힘들어진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유명한 것을 통해서 돈 버는 확률은 생각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지나가는 손님을 들어오게 하기에 유리한 조건인 곳도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성격도 있다. 그러한 위치에서는 대개 인테리어도 비싼 돈 들여서 해야만 위치에 걸맞게 된다.
 
위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에서는 인테리어에 대한 손님들의 기대감도 낮은 편이라서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어가는 이점이 있다. 적은 투자비를 들이면서도 맛과 가격과 서비스가 정말로 좋으면 점점 입소문으로 알려지게 된다. 한번 온 손님이 계속 다른 손님을 만들어 내서 굳이 힘들게 돈 들여 광고와 홍보를 하지 않아도 결국 손님이 크게 늘어나 실속 있는 장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무조건 유망한 사업은 없으며 단지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유망하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는 남들도 많이 뛰어들게 되고, 그렇다보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게 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곳에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누군가는 돈을 잘 번다.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경우다.
 
그 핵심이 외식업에서는 ‘가격 대비한 맛’의 경쟁력이라 하겠다. 그 맛은 남들이 만들어낸 맛을 배워서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적으로 만들어낼 때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경쟁력이 된다. 남들이 만들어낸 맛이라면 나만 배운 것이 아니라 많은 다른 사람들도 배우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