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보내면서 젊은이들은 할로윈데이(10월31일)에 화려한 분장과 시끄러운 파티로 보냈겠지만 요란한 걸 싫어하는 이들이라면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공포/스릴러 영화를 보며 지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절이다. 극장가에선 이미 〈심야의 FM〉 〈파라노말 액티비티2〉가 상영 중에 있고 〈데블〉 〈렛미인〉 〈쏘우3D〉 등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마다 항상 그 시대를 풍미하는 공포영화가 있어 왔다. 1980~90년대에는 〈13일의 금요일〉이 있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해도 2000년대 공포스릴러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은 2004년에 세상에 처음 등장한 〈쏘우〉(Saw)라고 확신한다. 어느 캄캄한 지하실, 자신들의 발목에 쇠줄이 묶인 채 마주하게 된 두사람….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고 왜 갇혀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웬만한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어떻게든 쇠줄을 끊고 나아갈 방법을 찾을 것이고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이런 곳에서도 커튼만 잠깐 쳤다 걷으면 쇠줄을 끊고 유유히 사라지겠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달랐다. 주인공의 주머니 속에는 녹음테이프가 있을 뿐이고, 상대방을 몇시간 내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부인과 딸까지 죽이겠다는 협박으로 시작한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잔인한 죽음, 피 튀기는 하드코어 장면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쏘우〉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일종의 게임, 내가 죽지 않으려면 남을 죽여야만 하는 설정, 직쏘가 만들어 놓은 장애물을 시간 내에 풀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극한의 상황, 그리고 이 모든 걸 미리 예상하고 완벽한 시나리오를 짠 직쏘의 천재적인 두뇌까지…. 관객과 감독 모두 도대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나? 언제까지 참을 수 있나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11월에 개봉하는 〈쏘우〉 7편은 3D로 제작됐다는데 과연 그 끔찍한 장면을 입체적으로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나 같은 강심장도 여차하면 영화관을 박차고 나올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쏘우>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이나 싫어하는 이들도 많다. <쏘우>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한 직쏘의 살인 퍼즐이 제대로 아귀가 맞아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 결과가 너무나 참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참혹한 상황은 비단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쏘우>에서는 정말 치밀한 계산에 의해서 설정을 만들고 그 미션을 통과하지 못하면 죽임을 당하는 다소 황당한 픽션이지만, 치밀하지 못함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참변을 가져온 적이 있다. 순간의 방심과 작동 오류 혹은 실수가 가져온 결과, 1986년 4월26일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그것이다.
방사능 누출과 더불어, 수차례에 걸친 수증기・수소・화학폭발을 수반했고 그 결과 6년간 발전소 해체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5722명과 이 지역에서 소개된 민간인 2510명이 사망했고, 43만명이 암, 기형아 출산 등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은 고속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최근 30년간 원자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한 국가는 프랑스,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정도밖에 없을 만큼 기술집약적이고 조심스럽게 다뤄져 왔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원유는 언젠가 고갈될 수밖에 없고, 이제 세계는 다시 원자력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또 친환경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디딤돌로써 다시 원자력발전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십년간 한국형 원자로를 무사고로 운영해왔고, 시공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원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에 발전단가와 건설단가에서 우리나라가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원전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두산중공업, 한전기술, 그리고 최근에 상장한 우진을 꼽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 부품 일체를 제작할 수 있는 세계의 몇 안 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부담요인이었고, 그에 따른 그룹 리스크가 있었지만 2010년에는 흑자 전환이 점쳐지고 있을 만큼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한전기술은 한국형 원전 수출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라고 말할 수 있다. 원자력주기기(NSSS) 설계와 종합설계(A/E)를 독점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이다. 원전건설의 핵심인 설계분야는 수주 후 가장 먼저 매출이 발생하며, 한국형 노형은 동사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원전수출은 의심의 여지없이 동사의 수주로 이어진다는 점이 포인트다. 따라서 향후 원전수출이 증가할수록 동사의 가치는 더욱더 확대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볼 만한 기업은 지난 7월에 상장한 우진이다. 우진은 1980년 5월에 설립된 계측 전문업체로 원자력발전용 계측기와 철강산업용 자동화장치 제조를 두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 계측관련 원자력 전문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Q등급(안전성 등급)을 받았으며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아레바가 과점하고 있던 국내 Q등급 계측기시장을 국산화를 통해 대체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만 특성상 작업자가 실측을 할 수 없어 거의 모든 부분이 계측기에 의존해 운용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이들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가격 수준을 살펴보면, 두산중공업은 9만~11만원 수준, 한전기술은 12만~16만원 수준, 우진은 4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