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채권 보유자로서 가장 큰 위험은 채권발행회사가 부도가 나서 채권자들에게 원리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자산이 별로 없고 부채가 많다면 기업 청산 후 한푼도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그러나 증권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대부분의 채권은 발행회사가 재무적으로 어려워지더라도 일반투자자가 채권 투자액을 전부 날릴 확률이 상당히 낮다.
◆워크아웃 돼도 일반투자자 채권은 대접
회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진 재무적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부도로 청산하는 단계로 가지 않고 기업구조개선작업인 워크아웃으로 가는 경우가 흔하다.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기업은 워크아웃을 통해 재무개선작업에 들어가게 돼 나중에 기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채권단인 금융회사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채권단에서 공동관리단을 파견해 자금관리 및 업무에 대한 관리를 하게 된다. 채무의 일부는 원금 감면, 일부는 출자전환을 하고 이자를 감면해 줘서 채무변제의 부담을 덜어준다. 비업무용 자산의 매각, 사업구조 개선 등에 대한 조치도 취해진다.
개인투자자로서는 워크아웃 기업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2조 1항에 의해 채권 금융기관이 의결하는 채무 재조정의 대상이 아니다. 비협약대상인 것이다. 즉 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보통 감액되거나 출자전환되지만 개인이 보유한 채권은 만기 때 발행기업에 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 채권 처리사례
대우그룹이 1999년에 해체되면서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을 때 정부에서는 일반투자자에게 원금의 95%까지 보장했다. 기촉법은 2001년 8월에 도입돼 2005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존재했다. SK글로벌(2003년 3월 워크아웃) 채권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원금에서 손해보지 않고 상환받았다.
그 뒤 2007년에 팬텍계열이 워크아웃할 때에는 비협약채권자인 일반투자자도 금융채권단과 같은 수준인 60% 주식출자 전환, 40% 채권 전환을 하게 돼 그 정도의 손실은 감수해야 했다. 기촉법은 2007년 8월에 다시 제정돼 2010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연장됐다.
2009년 1월에 워크아웃이 결정난 풍림산업도 개인이 회사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나 기촉법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원금은 1~2년 거치 후 분할상환하고 이자율을 조정하는 형태가 됐다. 동문건설(2009년 1월 워크아웃 결정), 우림건설(2009년 4월 워크아웃 결정) 등의 회사도 비슷한 수준으로 처리됐다. 금호산업(2010년 1월 워크아웃 결정)은 2010년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대해 현금상환이 힘들어서 원리금 지급을 1년간 유보해 1년 거치 2년 분할 상환하기로 했다.
이와 같이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개인투자자로서 원리금을 떼이지는 않지만, 상환이 늦어지고 이자율이 조정되는 경우에는 채권 매입당시의 조건에 의한 수익률과 비교해 상대적인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그 회사의 채권이 아니라 주식을 샀을 경우에 감자나 주가폭락으로 생겨나는 손실보다는 차라리 손실폭이 더 적을 수 있다.
◆법정관리 땐 개인투자자 채권도 묶인다
워크아웃 중인 기업이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되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될 수도 있다. 워크아웃에서는 대주주가 그 지위를 유지하지만 법정관리까지 가게 되면 사실상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다. 또한 워크아웃에서는 금융회사 채권만 동결되는 데 반해 법정관리에서는 일반 상거래 채권까지 묶인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사회적으로 높은 지명도를 가진 기업은 보통은 법원에서 정리계획안에 의해서 제3자에게 매각을 하며 기존 채무에 대한 우선적인 청구권을 가지게 된다. 대기업으로서 법정관리에 빠졌던 쌍용차의 채권에서도 원금을 그대로 날리지 않았다.
◆워크아웃 채권에 베팅하는 것도 투자다
기업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기존 채권 보유자는 일단은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고통스럽게 된다. 그러나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와 기업재무상태를 개선하는 작업이다. 워크아웃 들어간 이후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바라본다면 헐값이 된 채권을 추가로 사들여서 (소위 물타기 매수를 하여) 평균 매수 단가를 낮췄다가, 향후 채무부담이 줄어들고 영업실적 회복으로 순이익을 내게 될 때 다시 올라간 채권 가격에 파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또는 신규 투자자로서 워크아웃 중인 기업이 기업개선활동을 잘 추진해 신용도가 점차 회복이 되리라는 전망 아래 매수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LG카드의 워크아웃 시 채권 가격이 헐값이 됐을 때 매수한 사람들도 이후 LG카드 회생 시 큰 수익을 거뒀다.
사회적인 인지도가 높고 종업원이 많고 매출액이 많은 기업이 일시적으로 재무적인 어려움에 빠질 때는 그 기업이 도산할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정부나 국민도 회생하기를 바라는 측면이 있다. 기본 영업력 자체가 큰 기업이라면 자산 매각을 비롯해 적극적인 재무구조개선을 통한 노력에 주목하면서 고위험·고수익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사양 산업이거나 업종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는 회생을 반드시 단정지을 수 없고 때로는 분해되는 기업도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