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거래 증가, 전국 미분양아파트 감소, 부산 등 일부지역 분양권 웃돈(프리미엄) 형성, 강남 재건축 등 버블세븐 회복신호….'
 
최근 집값 바닥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 일로를 걷던 부동산 시장이 주택 거래 증가, 미분양 감소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지표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다졌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다. 주택 거래가 늘고 일부 지역의 가격이 오른 것은 가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거래 증가·미분양 감소, 바닥론 불씨 지펴

바닥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지난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자료. 9월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3만3685건으로 전월 대비 8.6%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5.5%, 11.5% 증가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거래량은 20% 이상 급증했다.
 
전국의 미분양아파트 역시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10만325가구로 전월(10만3981가구)보다 3656가구가 줄었다. 이는 2007년 9월 9만8235가구 이후 36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지방의 경우 업체의 분양가 인하, 미분양주택의 임대주택 전환 등에 힘입어 전달보다 4075가구(6.2%)가 줄어든 7만1124가구를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전달보다 405가구 줄어든 4만9626가구를 기록했다.
 
부산지역 부동산시장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최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1순위 마감 행진을 하는가하면 모델하우스 앞에는 떴다방(무허가 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자)도 등장했다.
 
GS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짓는 '해운대 자이'는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다. 587가구 모집에 무려 1만3262명이나 청약했다. 앞서 지난달 말 대우건설이 부산 사하구에 내놓은 '당리 푸르지오'도 평균 7.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들 단지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씩 프리미엄도 붙었다. '해운대 자이'의 경우 조합원분과 특별공급분 분양권에 최고 2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의 한 중개업자는 "15일 일반분양분 당첨자가 가려지면 분양권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도 있다"며 "전용 84㎡ 분양권 매물은 찾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리 푸르지오'에도 1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강남 재건축 등 버블세븐도 회복 신호

수도권에선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상승폭도 0.01%→0.03%→0.13%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호가가 상승했다. 호가 상승 후 거래는 다시 주춤하지만 저렴한 매물을 찾는 수요는 꾸준하다. 개포동 주공4단지 42㎡는 최근 2∼3주새 2000만원 뛰어 7억7000만∼7억8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도 10억7000만∼11억4000만원으로 이달 들어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지난달에만 12건이 거래되는 등 거래량도 연초 수준으로 회복됐다.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59㎡도 1000만∼1500만원 올라 7억~7억1000만원, 둔촌주공3단지 102㎡는 8억~8억1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강남 고가아파트도 거래가 부쩍 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 8월 초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달 초 12억원으로 뛰더니 이달 들어선 12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도곡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한달새 15건 이상 거래되면서 급매물이 거의 소진됐다"며 "수요자가 가장 많은 84㎡는 일부 집주인들이 13억원까지 호가를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엘스 84㎡는 지난 8월 8억9000만원에서 이달 초 10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10억원 안팎에 거래됐던 연초 가격 수준을 뛰어넘은 셈이다.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산본)도 회복세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버블세븐 지역 시세는 7곳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 강화 이후 처음이다. 용인시의 경우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여 바닥을 확실히 다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사수요 많은 계절적 요인 반영"…"바닥론 아직 이르다"

하지만 부동산 바닥론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팽팽하다. 일부 부동산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9월 주택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가을 이사 수요가 많은 계절적인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에도 국토부 실거래가 신고분은 8월 5만건에서 9월 5만5000건으로 증가했다. 수도권 거래량도 1만건이 넘어야 정상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는데 거래량이 늘어난 9월에도 9022건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한두달간 통계만 보고 부동산 바닥론을 논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겨울 비수기인 11~12월에는 거래가 다시 거래가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폭도 대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은행 전국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전월 대비 7월이 -0.1%, 8월 보합세, 9월 0.1% 상승세를 보였지만 1986년 이후 9월 평균 상승률이 0.6%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시장이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