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식산업 전반에 걸쳐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말 중 하나가 '한식의 세계화' 일 것이다. 다양한 채소와 김치, 된장 등 발효음식을 기본으로 한 한식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음식이다.

한식은 정이 듬뿍 담긴 푸짐함을 강조하는 요리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모양새나 꾸밈이 서양요리에 비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음식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더 멋있게 '포장'하는 요령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동부이촌동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초록바구니는 그런 면에서 아주 선구적인 곳이다. 이곳의 오너이자 주방 책임자인 김기호 셰프는 12년 전 일산에 자연 건강 한정식을 모토로 한 '초록바구니'를 열었다. 메뉴는 채식을 기본으로 한 서양식 코스 한식.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다. 위치 또한 번화가와 다소 떨어진 곳이라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내는 한정식으로도 모자랄 판에 채식위주의 코스 한정식이라니 대단한 모험이었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리기술을 배운 적이 없이 외식업에 덜컥 발을 들인 김기호 셰프는 '기본중의 기본'에 집중했다. 맛의 기본인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나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은 채식 위주의 건강한 요리들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런 정면승부가 통하면서 일산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다.

1년전 오픈한 동부이촌동 초록바구니에서도 김기호 셰프가 고집있게 만드는 건강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아울러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식에 새로운 요리 트렌드인 분자요리 조리법 접목시킨 새로운 음식들도 만날 수 있다. 전통적인 한식 요리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료와 요리법을 사용해 기존의 한식이 가진 틀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부족했던 스타일링을 보안한 음식들이다.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공기떡, 청양고추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메뉴는 크게 코스와 일품요리로 구분된다. 셰프의 손맛을 제대로 느껴볼 요량이면 죽과 전채요리로 시작해 코스별 메인 요리와 식사, 후식으로 구성된 코스메뉴를 추천한다. 코스메뉴는 셰프의 모든 기술과 창의력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셰프스페셜과 특별한정식, '초록바구니식' 코스요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초록바구니한정식, 조금 더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초록한정식 등 4가지로 나뉜다.

모든 요리는 화학조미료나 첨가물을 넣지 않아 담백한 맛이 특징. 소금과 기름의 사용을 줄이고 단맛은 꿀이나 과일을 사용해 깔끔한 느낌이다. 요리에 사용되는 소스까지 직접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장도 매일같이 직접 본다고 한다.

소고기편채(2만2000원), 안심구이덮밥(2만원) 같은 식사메뉴와 일품메뉴들은 반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 기본 코스메뉴에 부족한 것은 추가해 먹는 것이 좋다. 30여 종류의 와인리스트는 이탈리아 와인을 위주로 구성했는데 가격대가 저렴한 편이다. 점심시간에는 저렴한 가격의 특선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각종 모임자리로 손색이 없다.
 

위치 : 4호선 이촌역 3-1번 출구에서 이촌동길 진입 후 하나은행 지나 점보맨션 골목 한살림 2F
영업시간 : 11:0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30)
연락처 : 02)790-3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