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조건적인 장밋빛 전망은 위험하다. 무턱대고 나쁘게 볼 필요는 없겠지만 주식시장이 좋을수록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한셋투자자문이 투자자들에게 당부하는 것도 이런 점이다. 한셋투자자문의 정경옥 대표이사와 최철웅 CIO겸 운용대표를 만나 내년 증시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지나친 낙관론 경계해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내년 증시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묻는 질문에 최철웅 운용대표가 간략히 요약한 말이다. 위험요소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 운용대표는 "시장 참여자들이 대체로 주식시장이 하락할 여지없이 상승할 것으로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리스크가 없진 않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리스크가 주가에 완전히 반영된 게 아니라 생각한다"며 "예컨대 북한 리스크, 유럽 재정위기 등이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됐다 하더라도 내년에는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시장을 너무 좋게만 보지 말 것과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라는 지적이다. 지수가 2300까지 상승하더라도 차분히 가는 게 아니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힘들게 올라갈 것이란 게 그의 관측이다.
◆위너 대신 루저 택하라
투자전략과 관련 최 운용대표는 "위너가 아닌 루저를 택하라"고 표현했다. 그가 말하는 루저포트폴리오는 지난해와 올해 밸류에이션이 나쁘지 않고 이익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반응하지 못한 섹터들을 의미한다.
최 운용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나 화학 업종을 내년 유망 섹터로 추천하는데, 내년에는 오히려 루저포트폴리오에서 종목을 찾는 것이 좋다"며 "대표적인 게 IT업종인데 최근에 가격이 올라 다소 부담스런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루저포트폴리오로 증권, 은행, 통신 업종을 꼽았다. 이 업종들이 올해는 주식시장에서 무시 받은 면이 있지만 내년에는 분명히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성-투명성-윤리성
정경옥 대표는 투자회사의 기본으로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세 가지를 꼽았다. 이 같은 기본을 충실하고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한셋투자자문의 투자철학이다.
정 대표는 "고객들도 투자에 있어서 상당히 전문화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 이상이 돼야 한다"며 "종목 개발뿐 아니라 거시경제부터 모든 정치사회적 문제까지 심도 있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한셋투자자문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 대표는 회사의 운용역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장 마감 후 한 자리에 모여 연구와 세미나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여러 증시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자리다.
투명성을 지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객의 돈을 운용하는 일이므로 누구보다 고객들에게 진실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 대표는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잘 못하거나 실수한 것도 있는 그대로 고객들에게 공개한다"며 "이는 우리가 처음에 정해놓은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투명성은 자연스럽게 윤리성과 결부된다. 정 대표는 "내부자거래 금지 등 투자가로서 지켜야 할 덕목을 이행할 것을 항상 다짐한다"며 "수익뿐 아니라 도덕적인 면에서도 고객들에게 한점 부끄러움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자문업계 산증인' 정경옥 대표
정경옥 한셋투자자문 대표의 첫 직장은 증권금융업계가 아닌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에서 3년간 국제금융업무를 담당한 그는 해외증권발행 업무를 도맡아 했다. 맡은 업무가 증권관련 일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증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그래서 정 대표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동양증권이다. 또 삼성그룹에서 일했던 인연으로 신세계종합금융에서 증권신탁부장을 맡기도 했다. 그 후 에셋코리아투자자문(현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설립멤버로 참여해, 국내최초 뮤추얼펀드를 기획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한가람투자자문에도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에셋코리아에서 익힌 투자 시스템 및 철학은 그대로 한가람투자자문에 적용됐다. 정 대표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한 점은 창조정신과 뚜렷한 목표의식이다. 물론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도 기본이다.
건강이 악화돼 한가람투자자문을 떠나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정 대표는 중국으로 건너가 중소상업기업협회에서 1년6개월 정도 근무했다. 당시 중국의 수많은 주요 기업을 탐방하면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도 얻었다.
2008년 한국으로 돌아온 정 대표는 자산운용사 설립을 궁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셋투자자문 CEO 제의를 받았고, 지난 2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정 대표는 "한셋투자자문은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의 스승으로 알려진 이승배 씨가 설립한 국내 최초 민간 투자자문사란 점에서 의미가 있는 회사"라며 "지금은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면이 있지만 더욱 내실을 다져 최고의 자문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