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계약 지연…계약 무기한 연기’

STX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수주한 1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건설사업을 두고 ‘말뿐인 STX'란 비난을 들어야 했다. 지난해 말 가나에 공동주택 20만호를 짓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1년여 동안 본계약 체결에 이르지 못해서다.

지난 14일 STX는 그간의 오명을 한방에 날렸다. STX는 가나의 수도 아크라 ICC에서 강덕수 그룹 회장과 김국현 건설 사장, 가나 정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마침내 가나 주택사업의 1단계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 체결은 그간의 논란을 종식시키는 의미를 갖는다. 기존에 제기된 계약 무기한 연기나 수주 실패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STX의 수주건이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유는 가나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있다. 가나 정부와 달리 야당의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가나의 야당은 STX가 실적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중국 건설사들에게 손을 들어줬다. 중국 기업은 지난 9월 가나 대통령을 베이징에 초청, 차관을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기도 했다.

STX는 이번 본계약 체결로 총 420억달러에 이르는 브라질 국영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 수주건 무산 충격도 어느 정도 넘어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입찰 불가’ 판정을 받기 전까지 수주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예상했지만 불발에 그쳤고, 향후 입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페트로브라스는 드릴십 28척 건조에 대한 발주를 진행했다가 자국건조주의에 따라 1차 발주 전량을 브라질 조선사로 돌린 바 있다.

가나 주택사업 본계약 체결은 올 초 대우건설 인수를 고려했다가 포기해야 했던 STX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STX는 가나 주택사업과 연계해 주택건설사업의 노하우가 강한 대우건설 인수에 군침을 흘린 바 있다. 강 회장의 해외사업진출에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STX가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특혜시비와 재무적 우려다. 대우건설 노조가 초기 투자금 1조원으로 경영권을 장악한다면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정면으로 비난했고, 금융권은 조선 해운업계의 시황 악화로 인수시 금호그룹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우려했다. 대우건설 인수 추진 발표 이후 급락한 계열사의 주가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가나 주택사업 본 계약 체결로 인해 대우건설 인수 포기 이후 움츠렸던 STX그룹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STX는 이번 계약을 통해 주택 20만가구 중 우선 군인, 경찰 등 치안 담당 공무원용 3만가구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20만가구 주택단지는 분당급 신도시의 2배 규모다. 계약 금액은 15억달러다. 2011년 초 현지에서 기공식을 갖고 2015년 1단계 사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주택 부족으로 치안 담당 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었던 가나 정부는 이번에 건설하는 3만호의 주택 중 2만호는 경찰에, 1만호는 군인에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7만 호는 가나 국민 수요 및 정부 정책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