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건, 항상 금융주 탑픽(Top Pick)으로 거론되던 KB금융 주가가 신한지주에 추월당했다는 겁니다. 시가총액으로 엎치락뒤치락 한 적은 있었지만, 주가로 추월 당하다니."(saga**)
최근 추락하고 있는 KB금융의 주가를 놓고 포털 증시 게시판 등에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의 장기적인 투자 매력이 높다고 전망하지만, 최근 신한지주에도 밀리는 양상이 나타나며 실망감을 더하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국내 증시가 주춤한 데다 '우리금융 인수설'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등에 대한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연초 6만원대를 웃돌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1월4일 6만2100원), 지난 6월17일 4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만원 밑으로 급락했다. KB금융의 주가가 5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1일(종가4만9950원) 이후 8개월 만이다.
특히 최근 들어 동일업종 내 신한지주에도 밀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KB금융은 6월20일 종가 4만8400원을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신한지주(종가 4만8650원)에 우위를 내줬다. KB금융이 올 들어 종가 기준으로 신한지주에 밀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후 6월22일과 6월23일에도 연속적으로 밀리며 약세를 보였다.
이러한 KB금융의 급락은 금융지주회사법상 9월까지 전량 매각해야 하는 자사주 9.05%(약 3500만주)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승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9월까지 자사주를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물량에 대한 우려로 미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인수설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도 KB금융의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던 면이 있었으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에 대한 부분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왕적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있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지주사 회장이 자회사 인사와 경영에 무제한 개입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권한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어윤대 KB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등 '금융지주 4대천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제왕적 CEO로 인해 자율경영이 위협받고 지주사와 은행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CEO 리스크가 최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고 전했다.
KB금융은 이러한 시련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기대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상반기에 불거졌던 우려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23일 은행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KB금융은 장기 투자 매력이 은행 중 가장 탁월하다"며 "수익성 고려 시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83배는 보기 드문 밸류에이션 수준인 데다 자본력이 견실해 언제든지 주주가치 상승을 수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이 높다"고 밝혔다. 제시된 목표주가는 7만6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