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 한화투신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합병해 9월19일 정식 출범한 한화자산운용을 표현할 만한 말이다. 두회사의 합병으로 업계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본다면 이 회사의 약진이 더욱 예상된다. 두회사의 강점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울러 정통 펀드매니저 출신 경영인이 초대 CEO로 취임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현대투신 등에서 펀드매니저와 경영인을 거쳤던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자산운용업계의 산 증인이다. 과연 강 대표는 한화자산운용과 자산운용업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까. 그를 직접 만나 앞으로 계획과 각오를 들어봤다.

◆‘주식+채권’ 시너지 극대화

사실 강 대표는 처음 대표로 선임됐을 때 걱정도 컸다고 한다. 기대 반 걱정 반이란 표현이 무슨 말인지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CEO 자리에 올랐으니 당연히 기쁜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CEO가 만만치 않은 자리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고 무엇이든 선제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특히 두회사가 합쳐 출범한 큰 회사의 초대 CEO란 점에서 더 많은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두회사의 합병 시너지를 내는 데 있어선 강 대표 역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어서 자산운용사에 필요한 백오피스 기능이 잘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형펀드 운용에 뛰어나죠. 반면 한화투신운용은 채권운용에 강합니다. 그런 두회사의 강점이 합쳐졌으므로 시너지효과는 분명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품뿐 아니라 두회사의 문화와 직원들 간의 시너지도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강 대표는 머릿속에 확고한 인재상을 그리고 있다.

강 대표는 "얼마 전 팀장급 이상이 모여 미니 워크숍을 갖고 인재상에 대해 논했는데 자산운용사인 만큼 각자의 전문성을 우선으로 언급했다"며 "그렇지만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선 직원 간 소통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직원들이 서로 예의를 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문화가 다른 두회사가 합쳤으므로 그런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류승희 기자

◆고객 자산이 최우선인 회사

강 대표는 취임 후 특별히 강조했던 말이 있다. 바로 '원칙을 지키는 자산운용사가 되겠다'는 것. 그가 강조하는 원칙이란 무엇일까.

"고객 자산을 가장 소중히 여기겠다는 의미입니다. 자칫 업계 간 경쟁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객에 소홀해질 수 있죠. 당연히 회사는 성장하고 돈을 벌어야겠지만 자산운용사는 고객이 만들어준 회사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즉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때 회사의 이익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말이다. 이어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는 신상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퀀트에 강점이 있으므로 퀀트 리서치를 활용한 위험과 수익 중간에 있는 펀드를 출시하려 합니다. 당분간 시장이 어려울 것이고 고객들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질 수 있으므로 퀀트펀드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그는 인덱스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한화 1조 클럽 펀드'를 새롭게 구상 중이다.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회사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상품이다.

물론 헤지펀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상품. "빠르면 한국형 헤지펀드가 연내에 도입될 수도 있지만 처음 몇년간은 시장이 커지기 힘들 것입니다. 또 고액자산가와 기관 고객들은 운용능력이 확실히 검증된 곳을 운용사로 선정하려 할텐데 검증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죠. 적어도 2~3년은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텐데 우리 회사 역시 그런 시장 흐름에 맞춰 적극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총력

강 대표는 상품뿐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강 대표는 "규모에 비해 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만큼 내실을 다지는 것과 함께 자산운용사로서 브랜드 제고에 힘쓸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믿음직스런 운용사의 느낌을 심어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침체에 빠진 시장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처럼 불안한 시장이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직원들을 독력 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존의 경쟁구도와 질서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에 빈틈이 생겼을 때 더욱 노력한다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아울러 고객들에게 분산투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얼마 전까지 고수익을 위한 랩이나 압축포트폴리오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악의 불황은 아니더라도 전 세계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들 전망이기 때문이죠. 이런 때일수록 분산이 중요합니다."

완벽한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적절히 분산하는 투자가 해답이란 것이 강 대표의 판단이다.

 
[프로필]
(현)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한국투자신탁운용 부사장 겸 CIO/PCA투신운용 전무 겸 CIO/현대투신 펀드매니저/한국투자신탁 펀드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