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현대카드의 위트있는 인턴십 채용 광고다. 현대카드가 '세상을 흔들 사람을 키워보실 분?'이라는 지령을 전달하자 GE캐피탈, 크리스티, 산탄데르, 뉴욕현대미술관, 겐슬러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이 응답하며 참여를 알린다.
인턴십 채용에 대대적인 TV광고를 하는 것도 독특하지만 자사의 인턴이 아닌 세계적인 기업의 인턴십 기회를 준다는 것은 더욱 솔깃하다.
현대카드는 자사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글로벌 회사들을 비즈니스의 영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들과 협력해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다. 이로써 현대카드는 국내의 대학생들이 세계적인 기업의 인턴십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선발되는 학생들은 도쿄, 보스턴, 마드리드, 뉴욕, LA 등지로 흩어져 최고의 회사에서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카드의 이번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은 상당수 기업들이 인턴을 채용한 후 아르바이트 수준의 잡무만 맡겨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불거지는 시점에 시행되는 것이라 더욱 뜻 깊다.
◆ 현대카드스러운 '글로벌 인턴십'
"세계를 향한 대학생들의 꿈을 후원합니다."
현대카드가 이번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 데에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인턴십 프로그램이 시발점이 됐다. 현대카드는 뉴욕현대미술관과 3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매년 최대 9명의 한국인 인턴을 채용해 글로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했다. 1년에 3학기, 매학기 3명을 모집하지만 지원자가 MOMA 측의 자격기준에 미달할 경우 입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MOMA 인턴십은 출발부터 미술학도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세계적인 미술전문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인턴십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11년 봄학기부터 시행해온 MOMA 인턴십은 이미 경험한 학생들의 추천과 입소문으로 모집 지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벌써부터 다음 학기 모집 시기를 문의할 만큼 국내외 대학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카드는 이를 확장해 다른 파트너사의 문도 두드렸다. 그 결과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그룹인 GE캐피탈을 비롯해 스페인에 본사를 둔 유로존 최상위권 은행인 산탄데르, 옥션과 건축부문의 최강자인 크리스티와 겐슬러 등에서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실 세계적인 기업에서 인턴십 기회를 갖게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현대카드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화가 다른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에게 회사의 내부를 상당기간동안 공개하는 일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하며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파트너사들을 설득했고, 결국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현대카드스러운' 인턴십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 글로벌 인턴십은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창의적 사고를 통해 새롭게 발전시켜 만들어낸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를 원하는 대학생은 10월5일까지 현대카드 홈페이지(www.hyundaicard.com)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최종 합격자는 해당 글로벌 기업의 심사를 거쳐 11월9일 발표되며, 실제 인턴십은 2013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뉴욕현대미술관 인턴십 참가자 류민정씨
지난해 처음 현대카드가 시행한 뉴욕현대미술관(MOMA)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류민정씨. 5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MOMA 인턴사원이 된 그는 올해 7월 현대카드에도 정식 입사했다.
미술학도였던 류씨는 졸업논문을 쓰던 중 현대카드 광고를 보고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 류씨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의 인턴은 그저 잡무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류와 면접을 거쳐 MOMA 인턴사원에 채용된 류씨는 뉴욕에서 3개월간 꿈의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배치된 곳은 MOMA 내의 출판부. 대학 때 책을 출판한 경험을 살려 새로 나오는 책의 저작원 사용문제나 계약서 작성, 교정 등의 업무를 맡았다.
"MOMA에서는 인턴사원인 제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했어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회의에 참석해 인턴사원들에게 발언기회도 줬어요. 그 시간에는 MOMA에 관련된 여러가지 문답을 할 수 있었죠."
MOMA 인턴 중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교육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다. 미술관이 문을 닫는 매주 화요일에는 인턴사원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류씨는 MOMA 인턴십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온 인턴들과 함께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복원실, 보존실, 소장고를 투어하거나 관장과의 만남 등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인턴사원에게 뉴욕의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됐다. 류씨는 교육프로그램을 포함해 주 4일동안 일하고 근무 외 시간은 뉴욕의 미술관을 돌며 공부했다.
그는 올해 현대카드 글로벌 인턴십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세부적인 관심사나 목표가 뭔지 잘 알고 가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짧은 인턴십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거든요. 회사에서도 해외에서 오는 인턴사원을 적극 도와주려는 분위기가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