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보험사는 역마진 공포에 떨고 있다. 신용카드사 역시 금융당국의 잇단 규제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가계대출이 증가한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돈맥경화'와 부실저축은행 및 웅진 사태 등 금융시장에 악재가 연달아 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담합 조사와 가산금리 문제 등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도 금융권 위기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4대 금융지주 3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4대 금융지주사의 3분기 실적은 하나금융(19일)을 시작으로 KB금융(26일), 신한지주(31일), 우리금융(11월1일) 순으로 발표된다.
이중 하나금융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을 2339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3000억원)에 비해 저조한 결과다. 이는 웅진그룹 계열 웅진홀딩스 및 극동건설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이번 분기에 699억원을 적립했다.
타 은행도 부정적인것은 마찬가지다.
금융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이익전망치는 20~30%씩 대폭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FN가이드는 올해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신한금융 6661억원, KB금융 5397억원, 우리금융 4613억원, 하나금융 3649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당초 예상치보다 23.3% 줄어든 3540억원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5374억원)보다 훨씬 적은 4000억원대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그동안 착실한 성적을 쌓아온 신한금융 역시 올 3분기 전망은 부정적이다. 신한금융은 당초 순익을 6000억원대 후반까지 바라봤지만 실제 순익은 웅진 관련 대손충당금을 반영해 5000억원대를 간신히 지킬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에 658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신한은행은 2분기 3896억원으로 50.4%나 이익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도 5247억원에서 4779억원으로, 우리은행은 7462억원에서 2205억원으로 무려 70% 이상 순이익이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닝시즌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내부 분위기가 침울한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는 고객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이 많아 여느 때보다 힘들었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험사 역마진 우려… 두려운 3분기 어닝
보험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역마진 공포에 떨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2012년 4∼6월(1분기)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5.1%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4.8%)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보험권에서는 이러한 하락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 회계연도 자산운용수익률은 4%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개 생보사 가운데 7개가 1분기에 4%대 이익률을 보였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4.4%로 업계에서 가장 낮았고 AIA생명(4.6%), 라이나생명·PCA생명(4.8%), 농협생명(4.9%)도 좋지 않았다. 업계 1위 삼성생명도 이 기간 중 운용자산이익률이 4.7%에 그쳤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10%대 초반을 유지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도 평균 5% 중후반~6%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생보사 전체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 가치 하락, 주식 폭락 등의 여파로 2009년 5.4%, 2010년 5.9%, 2011년 5.2%로 하락세를 보였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도 올 1분기 운용자산수익률이 4~5%대에 불과했다.
그동안 비은행권에서 금융지주사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 온 신용카드사도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그동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으로 수익을 챙겨 그나마 실적을 유지했지만 최근 감독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또 지난 9월부터 이뤄진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시작으로 12월에는 신(新)가맹점수수료율 체제가 본격 도입된다. 이에 따라 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은 2%대에서 1.85%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약 8739억원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2015년 말까지 카드사의 레버리지 상한이 최대 6배로 제한된다.
◆금융권 너도나도 비상체제
이처럼 실적저하가 지속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잇따라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8월부터 대규모 투자를 억제하고 외화채권 발행 등 유동성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은행을 포함한 전계열사의 경상비와 판매관리비를 최대한 아끼고,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계획은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하는 등 그룹 전계열사가 비용절감 운동에 들어갔다.
KB금융은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경영혁신운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룹의 경영효율성 극대화 전략으로 생산성 제고와 비용관리에 치중했던 경영에서 탈피해 고객가치 혁신, 새로운 솔루션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 서민금융지원 확대와 가계부채 연착륙지원, 윤리경영, 불완전 업무처리 개선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도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해 지주사 차원의 경영관리와 리스크관리를 강화한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투자거래 실종, 가계대출 증가 등이 지속되고 대선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은행과 보험, 카드, 증권사 등 모든 금융사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기 활성화다.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고 새로운 투자처를 만든다면 지금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