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준금리 인하로 고정금리 대출이자가 변동금리 대출자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대출자들은 금융당국을 원망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이유는 지난 6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2016년까지 고정금리대출 비율을 늘리라고 은행에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고정금리대출 비중 확대에 나섰고 지난해 6월 11.9%에 그쳤던 고정금리대출 비중(신규대출 기준)이 8월 말에는 40.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잔액기준의 고정금리대출 비중도 7.3%에서 15.9%로 두배 이상 높아졌다.
문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대출차이다. 고정금리대출은 4%대 중반에서 최근 4%대 초반까지 하락했는데, 변동금리는 신용등급 등 조건에 따라 3%대 후반 상품도 나온 상태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 책정의 기준이 되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나 코픽스의 금리 역시 떨어지고 있다. 9월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21%로 전월보다 0.19%포인트 내렸다. CD 유통수익률 등 시장금리의 하락과 예금금리 인하 등이 반영돼 두달 연속 크게 떨어진 수치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시장금리의 하락추세가 반영돼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한 3.79%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변동금리도 상품에 따라 지난 5월에 비해 0.4~0.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더욱이 저금리 기조가 앞으로 3~5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 고정금리 상품보다는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하락세로 접어든 만큼 대출을 받을 때 고정보다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면서 "현재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갈아타기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고정금리대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것. 또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해 당장 내야 할 비용이 올라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고정금리대출은 매달 내야 할 비용이 정해져 있는 만큼 계획적인 지출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자의 불만을 충분히 고려해 앞으로 추가적인 혜택이 나올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지출을 위해서라도 고정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저금리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시장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면서 "갈아타기를 고려한다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