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와 금융당국의 잇단 규제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노조와 여론을 의식해 일부 금융권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매섭게 칼을 휘두르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수익난 등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당장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금융사는 내년 신규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전략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씨티은행이 가장 큰 화두다. 씨티은행은 최근 노조에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늦어도 11월 하순 전에는 희망퇴직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측으로부터 지난 10월29일 희망퇴직 제안을 받았다"며 "현재 사측과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 중이고 조합원과의 논의가 더 필요해 희망퇴직에 대해 답변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상황을 보면 일부 희망퇴직을 거부하기 힘들 것 같다"며 "앞으로 은행 측과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금 및 향후 복지 등을 놓고 협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378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해 12월 신청을 받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농협은 각각 849명, 521명이 퇴직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 퇴직 신청자가 236명에 달했다. 비슷한 시기 퇴직 신청을 받은 국민은행에서도 47명이 그만뒀다.
올해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된 삼성화재도 희망퇴직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삼성화재의 2012회계연도 2분기(7~9월) 영업이익은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781억원) 대비 30.2%나 감소했다. 지난해 599억원에 달했던 2분기 당기순이익은 35.3% 급감한 388억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 8~9월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장기보험은 1조원, 일반보험은 600억원가량 손해액이 발생해 적지 않은 수익난이 예상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까지 명예퇴직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아마도 11월 중 어떤 방식이든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5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 또다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수료 논란으로 곤혹을 치룬 카드사도 구조조정을 놓고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부 규제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요구가 지속되면서 내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 역시 당장은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인원 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이 작년 말과 올해 초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연말 대선 등을 감안해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 것 같다"며 "아마도 내년 초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