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의 종류는 원인과 증상, 사람의 체질·특성 등에 따라 무궁무진하고 그에 따른 치료법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질환들은 섣부른 판단으로 적절치 못한 치료를 할 경우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 의심, 염증 부위만 아프다고?
나이가 들수록 관절 마디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프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무릎 관절은 가장 먼저 망가지는 부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노년층은 무릎 관절이 쑤시고 아플 때마다 ‘이 놈의 지긋지긋한 관절염’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때 의미하는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60대 이상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운동이나 외상으로 인한 젊은층의 조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지만 심해지면 움직임이 없을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 초기에는 휴식과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염증이 생긴 부위에만 통증이 느껴지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만약 온몸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시작되면 통증과 함께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에 가장 뻣뻣해 움직이기가 힘들다. 완치보다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며, 주로 약물치료를 활용한다.
◆어깨통증=오십견?
보통 어깨가 아프면 누구나 입버릇처럼 ‘오십견’을 의심한다. 그러나 어깨 관절은 하루 중 움직임이 가장 많은 관절인 만큼 관련 질환의 종류도 50여 가지가 넘는다. 따라서 오십견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결단코 금물이다.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섬유화돼 어깨가 굳어버리는 질환을 말한다. 가장 큰 특징은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렸을 때 어깨 전체에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심해지면 어깨 근육이 굳어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게 된다. 초기에는 운동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도 호전되지만 6개월 정도의 충분한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된다면 수면 상태에서 관절을 운동시켜 굳은 관절을 푸는 '수면 하 관절 수동술'로 짧은 기간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팔을 머리 높이 혹은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과 상완골(팔의 위쪽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견봉과 회전근개(어깨힘줄)가 충돌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했을 때, 운동 중 외상이 주원인이다.
초기에는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 내 국소 주사요법을 통해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여야 한다. 또한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했을 경우 힘줄 자체가 끊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어깨질환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미묘한 증상의 차이에도 각기 다른 진단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리디스크, 걸을 때 통증 따라 진단 다르다
허리는 인체의 대들보라 불릴 만큼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체와 하체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허리다. 때문에 허리가 아프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디스크를 떠올린다.
허리디스크는 심한 외상을 입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혹은 부적절한 자세로 강한 하중이 요추에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허리디스크의 특징은 단순히 허리에만 통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리·엉덩이에까지 해당 신경의 분포 부위가 모두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통증이 심하지만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거나 코르셋 장착, 주사 요법 등을 통해 호전될 수 있지만 3개월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비수술 요법인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만약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고 기름기가 말라서 척추 뼈 뒤쪽에 있는 신경통로가 좁아지는 병으로 주로 허리등뼈에 많이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걷다 보면 점차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발생해 오래 걷지 못하게 된다.
6개월 이상 보존적인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감압적 수술이 불가피하다. 척추관 협착증 수술은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인대 등을 충분히 절제해 감압시켜주는 것이다. 만약 신경근의 문제가 있다면 추간공 확장술을 충분히 해 신경근이 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통적인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라면 부분 마취 후 척추 내시경 방법을 이용해 추간공확장술을 할 수 있는데, 수술경과에 따라 다음날 퇴원이 가능할 만큼 회복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환자 부담은 적은 편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