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머니'를 잡아라! 은행의 은퇴고객 잡기 경쟁이 달아올랐다. 은퇴고객을 위한 전용상품 출시에 그쳤던 시중은행이 이제는 은퇴연구소를 설립하며 재무적인 상담은 물론 건강, 취업, 종교활동 등 비재무적인 영역까지 포괄적인 은퇴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와 증권사가 이미 은퇴시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타 금융회사 대비 지점이 많은 은행은 은퇴를 준비하는 고객에게 가장 낮은 문턱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진입하게 될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권의 전반적인 타깃이 고령 고객화되고 있다"며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은퇴연구소로 '전문화'



국민은행은 고객 맞춤형 노후설계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를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전국 1200여 영업점 어디서나 '신(新)노후설계시스템'을 통해 고객별 노후준비수준을 진단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최근 개소한 KB골든라이프연구센터에서 추천한 자산관리로 노후설계 및 컨설팅이 가능하다. KB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취업 및 창업지원 등 노후를 위한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이 개인별 노후준비수준 진단을 위해 개발한 'KB노후준비지수'로 객관적인 준비상황을 점검할 수 있게 했다. KB노후준비지수는 금융자산, 비금융자산, 연금, 부채 및 비용 등으로 산출한 ▲재무준비 지수 ▲건강 ▲사회적 관계 ▲심리적 안정 등 4개 지표를 토대로 개발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퇴 고객을 신성장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KB골든라이프라는 은퇴 브랜드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퇴설계시스템을 개발하고, 은퇴준비자와 은퇴자를 별도로 분리한 맞춤형 은퇴설계 서비스 '하나 행복디자인'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이 서비스에서 기대수명에 도달하기 전 준비한 자산이 다 소진될 경우 부족한 자금의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주는 은퇴생활제안을 제공한다. 분석 내용을 상세히 담은 '노후생활을 위한 행복디자인 보고서'를 제공하고, 은퇴준비 자산에서 차지하는 연금자산의 비중이 적정한지도 가늠해 준다.

◆ 고객 접점에서 은퇴 상담
 


우리은행은 은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팀장급 직원 888명을 선발해 '100세 파트너'를 시작했다. 이후 100세 파트너는 전 영업점에 배치돼 고객의 은퇴설계를 돕게 된다.

100세 파트너는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외부 전문교육기관에 위탁해 은퇴설계 전문가과정의 교육을 받고 역량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선발된 64명이 전문가과정을 이수했다.

앞으로 우리은행은 시니어 고객과의 원활한 상담진행을 위한 '청춘100세 설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일구 PB영업전략부 부부장은 "일정 자산규모를 갖춰야 하는 PB센터와 달리 100세 파트너는 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은퇴 전문요원"이라며 "개별 지점에서는 은퇴에 대한 상담 수요가 많고,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이 많기 때문에 전담인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우리은행은 시니어 고객과의 원활한 상담진행을 위해 청춘100세 설계 전용시스템을 개발해 고객별로 특화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100세 파트너를 브랜드화해 은퇴고객을 위한 맞춤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연금통장'과 '우리 월복리연금적금'을 업그레이드해 12월 초 '청춘백세패키지'(가칭)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 부부장은 "은퇴 고객에게 상담을 통해 상품 판매까지 연결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우리은행의 은퇴 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은퇴와 관련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온라인에서도 은퇴설계가 가능한 '신한 스마트 미래설계시스템'을 시행 중이다. 영업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이 시스템은 본인 및 부부를 위한 은퇴설계 시뮬레이션 및 연령별 은퇴준비 추천 전략 정보 등을 제공한다.

신한 스마트 미래설계시스템은 은퇴 후 매월 필요한 생활비를 기준으로 필요자금을 계산해 향후 부족한 자금을 알려준다. 3층 보장연금체계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개별자료도 입력이 가능해 은퇴자금 설계 시 향후 매월 필요한 생활비 외에도 은퇴 후 월 수입과 지출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직접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해 봄으로써 현실적인 노후준비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에게는 'S-솔루션'을 통해 은퇴설계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노후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은퇴설계 고객 가이드북인 '골든에이지(Golden Age)를 위한 고객 가이드 이북(e-book)'을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 은퇴자 맞춤상품 개발

은퇴자를 위한 맞춤형 상품도 마련됐다. 국민은행은 고객이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인 '신보릿고개'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인 'KB골든라이프적금'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적립기간'과 '원리금수령기간'으로 나눈 것이 특징이다. 노후준비를 위해 목돈을 모으는 기간인 적립기간은 최소 3년에서 최장 9년까지 3년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목돈을 찾는 기간인 원리금수령기간은 최소 1년에서 최장 10년까지 1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장기간 적금을 넣고 연금처럼 나눠 받을 수 있어 부쩍 빨라진 은퇴 후를 대비할 수 있다. 목돈을 일시에 찾고자 하는 고객이라면 원리금 수령기간 없이 적립기간만 선택하면 된다.

하나은행은 '행복연금통장'으로 은퇴자의 각종 연금을 한 통장에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이 상품은 4대 공적연금(국민, 공무원, 군인, 사학)과 하나은행에서 퇴직연금, 개인연금저축 및 역모기지론 대출금을 수령하는 은퇴자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금 수급자 전용통장이다.

이 상품은 관리비와 카드결제, 적금이체 등 주요 자동이체 내역을 매월 통장에 요약 및 정리해 주고 각종 수수료 부담도 없앴다. 전자금융수수료 무제한 면제에 타행 자동화기기 거래 수수료도 월 10회까지 면제해준다.

우리은행은 9종의 다양한 연금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연금펀드는 10년 이상 납입 시 55세 이상부터 연금을 주기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장기 적립식 투자로 노후자금 마련에 적합한 상품이다. 또한 전환형 펀드를 선택하면 펀드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전환이 가능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