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인증을 부여했던 우수기업 가운데 5개 업체의 인증을 취소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과징금 처분을 내렸던 업체에 공정거래 우수기업 인증을 부여하더니 최근 인증 취소를 강행하는 '오락가락 행정'을 보이고 있어서다. '공정위가 제 입맛대로 불공정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마저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말 27개 업체들을 공정거래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에는 각종 불공정거래로 과징금을 받은 곳이 다수 선정돼 심사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A등급을 받은 기업 가운데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4대강 건설 담합으로 1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받았다. 삼성토탈(A등급) 역시 2008년 3월과 7월(2건), 2012년 1월 등 최근 5년 동안 4번의 담합 처벌을 받은 업체다. 현대모비스(A등급)도 지난해 8월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로 약 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들 업체는 과징금 처벌을 받은 오점이 있음에도 지난해 11월 말 공정거래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최근까지 이에 대한 특혜를 누렸다. 공정거래 우수기업에게는 과징금을 20% 줄여주고 공정위 직권조사도 최대 2년간 면제해 주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반면 최근 공정위는 포스코, 포스코강판, 삼성물산, 신세계, 현대모비스 등이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실을 적용해 공정거래 우수기업 명단에서 제외했다.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은 강판 가격이나 아연할증료를 담합했다는 혐의로 과징금이 내려져 인증이 취소됐다. 또 삼성물산은 4대강 사업 담합 혐의로, 신세계는 계열사에 판매수수료를 낮춰 지원한 행위로, 현대모비스는 도급업체를 압박해 납품단가를 깎은 혐의 등으로 공정위가 등급 하향 조치를 내려 공정거래 우수기업 명단에서 제외됐다.

포스코의 경우는 검찰로부터 증거 불충분 및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무혐의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담합을 확신하며 인증 취소를 강행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등과 관련한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코스코강판도 같은 소송을 준비 중이다.

공정위의 이같은 일련의 처분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기업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여부가 공정위 입맛에 따라 잘못 평가될 수 있어 객관적 인증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감독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불공정거래 제재를 받은 업체들에게 인증과 각종 혜택을 주던 관행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뒤늦은 대응이고 인증에 대한 세부 평가과정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점은 공정위 입맛대로 상향이나 하향 조정이 되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의 과거 과징금 처분 등의 사실은 공정거래 우수기업 선정을 위한 감점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선정 이후에는 실질적인 등급 하향 원인이 된다"며 "이를 근거로 최근 일부 업체들에 대해 공정거래 우수기업 인증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증 등급 조정은 공정위 판단이 기준이고 기업이 검찰에 고발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하향 조치가 가능하다"며 "공정거래 우수기업 선정은 희망하는 업체에 한해서 진행하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평가과정과 업체별 점수 등은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