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된 지 이제 막 50여일이 지난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이 소형차 왕좌에 올랐다. 지난 5월 한달 동안에만 386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수입차 베스트셀링 6위에 자리매김한 것이다. 2000만원대 수입차 모델이 '톱10' 안에 든 것은 2011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순위에 들었던 수입소형차 모델은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폴로의 가장 큰 경쟁차로 꼽았던 미니(MINI)다. 국내 수입소형차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미니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폴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수다Car페'가 세사람을 초대했다. 우선 폴로 오너 대표 자격으로 8년째 폭스바겐 마니아이자 폭스바겐 전문 블로그 '더 깡주'(http://blog.naver.com/leesj4308)를 운영 중인 이석준씨(38)를 모셨다. 이어 6년 전 국내 최연소 딜러로 시작해 현재 폭스바겐 최연소 팀장에 올랐으며, 약 2000명의 폭스바겐 고객들을 전담 관리 중인 '폭스바겐 판매왕' 오재혁 팀장(31)과 폭스바겐의 국내 PR을 맡고 있는 민 커뮤니케이션의 양재익 차장이 이번 '수다Car페'에 동석했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의 힘

이석준씨는 지금까지 폭스바겐 5세대 파사트와 골프 TDI, 티구안, 시로코 R-라인 등 많은 폭스바겐 차량들을 보유해왔다. 명실상부 폭스바겐 골수팬이자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수년째 폭스바겐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와 이번에는 왜 폴로 R-라인을 선택했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자)

"3년 무제한 보증기간 정책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국산차는 보통 2년에 4만km 정도면 끝나잖아요. 게다가 국산 동급차량보다 실연비도 폴로가 더 우수해 유지비 측면에서도 오히려 부담이 적게 다가왔어요. 저처럼 킬로수가 적은 사람에겐 특히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겠죠." (이석준)

"맞습니다. 폭스바겐 브랜드는 마진이 적기로 유명한데요. 실제로 동급 옵션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독일 현지 모델과 국내 모델간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2490만원에 이처럼 매력적인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어필 요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양재익)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폭스바겐을 사랑하는 오너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사실 폭스바겐 차량들 특히 폴로의 경우에는 굳이 '수입차'라는 쪽에 포인트를 두고 홍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친숙함이 떨어진다랄까…." (이석준)

"동의합니다. 또한 폭스바겐코리아에선 폴로를 내놓으며 20대 젊은층만을 겨냥하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 감이 없잖아 있는데 실제로 현장에선 40~50대 남성분들이 부담 없는 세컨드 가족차로 찾거나 사모님 차량으로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재혁)

이 부분에 대해선 '숫자의 오류'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입장이다. 실제 20대 자녀들이 이용하는 차량일지라도 등록은 부모가 함으로써 구입연령대가 높게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기 탄탄한 데 가격까지 저렴

차 얘기를 좀 더 나누고 싶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아무래도 폴로 오너 대표 이석준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핸들링이 좋습니다. 연비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110km로 성인 2명이 동석한 상태에서 지방을 다녀오는데 평균연비 22km를 찍었습니다. 물론 90마력으로 출력이 적은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속주행에서 힘이 달리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이석준)



"4기통 1.6 TDI 엔진과 건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7단 DSG미션을 조합해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 감성을 내세운 만큼 운전하는 재미가 확실히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올해 WRC대회에서 종합우승한 것이 폴로의 주행력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죠." (양재익)

"그리고 이 부분을 꼭 강조하고 싶어요. 흔히 어떤 분들은 폴로의 단점으로 옵션이 부족한 점을 말하는데 저는 결코 그 부분이 단점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직물시트의 경우만 봐도 전에 20년 된 골프의 직물시트를 본 적이 있는데 상태가 굉장히 양호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걸 떼어내고 굳이 인조가죽시트로 갈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죠." (이석준)

이석준씨뿐만 아니라 폴로 동호회서 만난 대다수의 오너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차량의 기본기는 무시한 채 옵션만을 따지는 성향이 너무 짙다는 것이다.

"기본기가 매우 탄탄한 차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자신의 색깔에 맞게 차량을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말들이 많습니다. 잘 달리지도, 혹은 서지도 못하면서 옵션만 화려하다고 좋은 걸까요? 옵션 장난치는 일부 국산차보단 백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석준)

실제 이석준씨를 처음 만난 곳도 튜닝숍이었다. 이씨는 차체를 낮추고 블루투스 모드(네비게이션 연동), 스피커 등을 탑재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대로 폴로를 꾸미고 있었다.
 
◆'사장님도 놀랐다' 폴로의 돌풍

폴로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닐 터.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롤링이 조금 있어서 차체를 낮추는 튜닝을 했습니다. 그 이후부턴 더 안정적이에요. 55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다른 폭스바겐 차량보다 사이드미러가 작아서 시야각이 좁은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휠을 새로 주문했는데 한달이나 걸렸다는 것? (웃음)" (이석준)

"말이 나온 김에…. 폭스바겐코리아 및 딜러 쪽 서비스 응대(대처능력)는 맘에 드는 편인가요?" (기자)

"폭스바겐 영업점들은 대부분 딜러들이 파이낸싱으로 장난치지 않고 정직하게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때문에 폭스바겐 차량을 계속 고수해온 까닭도 있습니다. 수리기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는 점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수입차들의 공통적인 문제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이석준)

"영업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딜러들도 그렇고 부품업체나 수리점, 본사에서도 다 같이 발전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단기간에 너무 급증하다보니 커지는 수요층의 부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긴 합니다." (오재혁)

마지막으로 박동훈 사장도 당황했다는 폴로의 흥행 돌풍 얘기를 끝으로 '수다Car페' 폭스바겐 폴로 R-라인편을 마친다.

"당초 사장님이 생각했던 게 한달에 200대였습니다.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예상 못했죠. 골프도 한국에 정착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거든요. 아마 소형차의 인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국내시장의 장기적인 방향에서 봤을 때도 폴로의 돌풍은 이대로 쭉 계속되지 않을까요? (웃음)" (양재익)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