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없는 투자세계 없어… 부자들은 '기회'로 활용

경제적으로 위기가 없던 시절이 있었을까. 위기가 나타난 이후 다시 위기가 오기까지의 기간 즉 주기의 문제일 뿐 늘 위기는 있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기 이전엔 국가 간 전쟁이나 흑사병처럼 질병이 휩쓸고 지나가는 등 그 시대 나름의 경제적인 위기가 존재했다.

자본주의가 생겨나고 주식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도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 당시의 주식시장 90% 하락, 실업률 27%, 소비자물가지수 24% 하락이라는 대기록에는 크게 못 미치더라도 많은 사람들을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위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위기의 원인과 특성 및 위기의 진행과정이 다를 뿐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나타났던 1997년 말 외환위기와 중남미에서 나타났던 위기처럼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위기도 있고, 2007년 말 도래했던 미국발 금융위기처럼 전세계 금융시장을 동시에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위기도 있다.

수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간의 큰 위기보다 단기에 끝나는 작은 위기가 더 많았다. 남유럽 재정위기는 위기의 진원지가 일부 국가에 국한돼 있었지만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2011년 여름에는 6일간 코스피 하락률이 22.4%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락을 야기했다.

단기간에 이런 폭락이 나타날 확률은 1만분의 1인 0.01%에 불과했지만 위기에 대한 공포의 확대 재생산으로 인해 미미한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연방정부셧다운(부문업무정지)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기로 크게 하락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 가능하며, 출구전략 시행을 위기로 인식할 수도 있다.

전설적인 원자재 투자가 짐 로저스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끝나면 미국을 포함한 세계증시가 패닉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세계경제가 또 다른 위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주식시장 조정과 금리인상,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한다고 말했다(CNBC방송과 인터뷰).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는 출구전략 시행과 금리상승이 일시적인 하락조정을 가져오더라도 이후 주식시장이 대폭 상승한 적도 있는 만큼 미리 예단하기는 힘들다. 어떤 상황을 어느 정도 수준의 위기로 인식하는지는 전문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므로 누구의 어떤 전망에 귀 기울여야 할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위기 잡아먹고' 살찌는 금고

지금까지 인간 경제의 역사를 본다면 위기가 오더라도 그 위기는 결국 극복되고, 이후 체질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더욱 큰 성장을 이뤄왔다. 또는 위기에 망하는 자는 망하면서 다른 새로운 세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성장을 이어가기도 한다.

이는 마치 장기 성장주의 주가 차트에서 단기와 중기 이동평균선은 가끔 하락하더라도 장기 이동평균선은 우상향하며 올라가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구촌 경제 자체가 매우 긴 세월 동안 성장을 지속하는 초장기 성장주인 셈이다. 설국열차가 필요해질 때까지 그럴 것이다.

지구촌 경제가 왜 장기적으로는 성장할 수밖에 없을까. 이는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계이고 인간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발전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능력을 더욱 키워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자산시장이 일시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든지,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문명을 발달시키고 끊임없이 경제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문제 발생에 미리 대처하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소 잃은 것을 위기에 비유해 이 속담을 다르게 해석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 때문에 소 잃은 외양간에 대해서는 앞으로 외양간이 고쳐질 것을 내다보며 투자해도 되는 것이다.

때로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주체자끼리 힘겨루기를 하며 혼란이 생기기도 하지만 큰 위기에서는 공멸의 위험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조체제를 갖추기도 한다. 무지한 독재자가 지배하는 국가가 아니라면 정부에서는 국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어떤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추락에 대한 방어를 시도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비록 서로 다른 정당 사이에 알력이 나타나고 때로는 벼랑끝 전술을 사용하더라도 국민이 등을 돌리게 만들지는 않는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 중 재무상태가 부실하고 방만한 운영을 하던 기업들은 위기의 시기에 퇴출된다. 결국 생존력이 강한 기업들이 살아남아 시장의 질이 좋아지게 된다.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호황기와는 달리 경제 침체기에는 소비자가 지갑을 닫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노력을 하게 된다. 위기일 때 기업은 구조조정을 하고 본질적인 발전의 계기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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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