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전망은 "지난해 시장이 워낙 위축된 데 따른 반등효과"라는 분석도 있어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은 기대만큼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특히 산업계에선 대내외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특성과 개별기업의 경쟁력 차이로 인해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그리고 기타 기업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 산업별 기상도를 살펴봤다.
◆IT-'맑음 속 흐림'…시장 성장세 둔화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도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선전했던 IT산업은 올해도 성장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성장속도는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IT제조업 수출 총액이 지난해보다 5.9% 증가한 1432억88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도체·정보통신기기·가전 분야는 다소 주춤하고 디스플레이에서는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세계 IT시장의 규모 확장으로 생산과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지만 주력 품목들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반도체는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애플의 모바일AP 공급선 이원화로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경련 역시 "태블릿PC의 보급과 각국 정부의 에너지 효율화 정책으로 인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면서도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률 한계치 근접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햇볕 쨍쨍'…수출·내수, 동반 '업'
자동차시장은 지난해가 '회복' 국면이었다면 새해에는 '호황'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전경련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유로존 리스크 등으로 억눌렸던 잠재수요가 풀릴 것"이라며 "올해 자동차시장은 반등한다"고 예상했다.
산업연구원도 올해 국내 자동차 수출이 793억4200만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6.7%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성장률은 지난해(3.6%)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출 상승요인으로는 ▲미국·EU·중국의 성장세 ▲수출비중이 높은 SUV의 수요증가 ▲해외생산을 위한 부품수요 확대 등이다. 내수시장 역시 신차 출시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는 1.9% 증가한 158만8000대가 팔릴 것으로 산업연구원측은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선진국 수요의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국내 경기 개선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 상승 등으로 내수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수시장에서는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 등으로 인해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국산기업과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조선-'먹구름'…건조량 감소 올해도 지속
조선업은 올해도 암울할 듯하다. 건조량이 두자릿수로 줄어들고 수출 동력도 여전히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조선업의 2014년 건조량을 전년대비 15% 감소한 82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수출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38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건조량 감소는 조선사들의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소량생산 체제로의 전환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의 경우 조선업의 올해 건조량을 현대경제연구원의 예상치보다 많은 1211만CGT로 내다봤지만 지난해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고, 수출도 작년보다 0.4% 줄어든 391억8900만달러로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전경련은 호주·러시아·아프리카 지역의 가스 생산 계획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급증하고 시추선 발주 역시 올해 상반기까지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긴 장마'…수요부진 장기화
철강 산업도 2014년 내내 우울한 시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 및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세계 철강수요는 3.3% 증가해 15억톤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내수시장의 경우 수요부진과 공급과잉 여파가 지속되면서 완연한 회복세로 들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철강의 수요산업인 자동차·조선·건설 중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철강수요를 받쳐줄 곳이 전무하다.
전경련측의 분석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기회복으로 금·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중국의 과도한 철강공급에 따른 국제 철강가격 상승 제한과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가 결국에는 철강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석유화학-'비 혹은 햇볕'…기대 우려 '교차'
2014년 석유화학시장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산업연구원은 수출과 내수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올해 생산량 전망을 3대 유도품(합성수지·합섬원료·합성고무) 기준 2232만톤으로 예상하면서 지난해 추산량(2178만톤, 전년대비 증가율 1.7%)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2250만톤을 생산, 작년(2200만톤, 전년대비 증감율 3%)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연구원측은 "석유화학산업은 전방산업의 미약한 회복세,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업황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공급과잉 문제가 주요현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통-'대체로 맑음'…백화점·마트·편의점 '잘 나가요'
유통업계는 '성장세 유지'에 평가기관들의 무게가 쏠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4년 유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소매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3% 성장한 276조원으로 예측했다.
백화점의 경우 전년대비 3.9%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복합몰 등의 신규출점 및 증축·리뉴얼 ▲외국인 관광객 증가 ▲각사 주력점포 리뉴얼 완료(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등의 상승요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
대형마트업계는 전년보다 2.7%가량 매출이 신장돼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의무휴업과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감소 폭이 컸던 만큼 기저효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편의점업계 역시 올해도 성장률이 8%대에 이르는 등 작년의 성장세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매장수가 포화상태라는 비관적 시각도 있지만 대다수 점포가 주택가와 회사 밀집지역에 근접 출점해 있는데다, 식품가격이 급등해 편의점 도시락 등이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