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우크라이나에서 전면전을 벌이는 극단적 상황까지 사태가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기업들도 많지 않아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안심 할수는 없다.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피해가 미미하다면서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과 유럽, 글로벌 신흥국가의 금융시장 위축이다. 우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가의 정치 불안,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맞물려 이번 사태가 국내외 시장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세계경제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현물가 기준)는 2월28일 배럴당 102.56달러에서 3일 104.91달러로 올랐다. 이후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지만 언제 또 상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상황이 악화돼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으로 확대되거나 긴장악화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유럽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 25%는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이 중 절반은 우크라이나 송유관을 통해 공급하기 때문에 무력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은 에너지 값이 폭등하게 된다. 이는 기업과 가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유럽의 맏형 역할을 하는 독일은 더 우려스럽다. 독일과 러시아의 무역규모는 미국보다 3배 이상 높다. 그런데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면 독일로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정학적 차원에서는 이번 사태가 통계수치를 초월하는 상황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은행 등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전망한 뒤 "하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은 외국인 자금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우리 경제는 외화유동성 등 기초체력이 좋고 신흥국들과의 교역 등이 많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작은 위험요인도 글로벌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