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연일 침몰사고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접하며 마치 본인이 당사자가 된 듯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종종 과거에 받았던 정신적 충격이 마음 속 어딘가에 잠재적으로 남아있다가 이번 사고로 인해 다시 자극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을 사고로 잃었거나 스스로가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람, 혹은 평소에도 걱정이 많고 우울한 기분에 젖어있는 이들은 특히 위험하다.
◆집단 우울증·정신건강 유의해야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었던 적이 있거나 평소 우울감이 많은 상태에서 처참한 사고를 접하게 되면 불안, 스트레스, 예민함, 눈물, 수면 장애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증상이 심해지면 계속 울거나 짜증, 심한 우울감, 분노, 허무감, 무기력감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사망자나 사망자 가족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자책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해 세월호 사고 이후 우울증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집단의식이 강한 우리의 국민정서 때문에 이번 참사를 자신의 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고 소식을 접한 이들 상당수가 밤잠을 설치거나 무기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집단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사고 소식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나 청소년은 사고 소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어른들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가급적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일에 집중하도록 하는 등의 자기관리법을 권면한다.
또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쉬면서 자꾸 슬픈 감정이 생긴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나 신체활동에 집중해 보는 것, 믿을만한 사람과 현재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나누는 것, 혹시 자신의 감정반응이 지나치지는 않은지 잘 살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종교가 있다면 기도하는 것도 좋고, 고통 또한 자신이 정신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나아지는 활동을 해야 한다.
단 현실도피적이거나 중독성이 있는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동안 힘든 데도 잘 버텨온 자신을 격려하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눈물이 계속 나거나, 잠이 오지 않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거나, 식욕이나 체중에 변화가 있거나,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지거나 하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충격적인 일을 경험한 사람은 누군가에 대한 분노 반응이 나타나기도 하며 대형 사건·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도 상당기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릴 수 있다.
생존자와 유가족은 관심과 배려로 위로해줘야 한다.
생존자가 보일 수 있는 증상은 네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꿈 등을 통해 재해 당시의 상황이 반복적으로 재현(회상)되거나 사고와 관련된 장소·사람 등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회피), 경각심이 높아져 잠을 잘 못 자거나 짜증을 내기도 하며(과각성), 희생된 동료나 친지들에 대해 죄책감·자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럴 때 주위에서 '극한 상황에서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고맙고 훌륭한 일이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장에서의 탈출은 엄청난 신체적·정신적 집중을 해야 가능한 일이므로 자신의 몸만 빠져 나온 것도 용기 있는 행동이다. 따라서 이를 격려해 줘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주변 사람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생존자가 사고와 관련해 자책할 경우 왜 그런지를 캐묻지 말고 생존자의 마음에 주파수를 맞춰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누구보다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가족에게는 '외상성 애도'라고 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애도가 너무 심한 경우 더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들을 심적으로 지지해줘야 한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네가 정말 힘들겠다”고 하는 심적 지지 및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함께 울어주고 기도해주며 위로해주는 것이다.
비탄에 빠져있는 학교도 정상화돼야 한다. 슬픔이 가득한 장소로 변해버린 학교가 본 기능을 빨리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의 정신건강이 회복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생존 학생들이 가급적 빨리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 상처는 자신이 원래 속해 있고, 속해야 하는 곳에서 함께 치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 면담과 집단 치료를 통해 고위험군 아동을 선별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1:1 정신과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부모 교육을 통해 부모를 치료적 조력자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세월호 상처 치유 과정서 피해야 할 것들>
1. 사건 관련 뉴스에 대한 과도한 몰입 - 힘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2. 불규칙적인 생활 – 현재의 증상이나 문제가 더 악화된다.
3. 하는 일 없이 멍하게 보내는 시간 - 힘든 기억들이 자꾸 떠올라 괴롭게 된다.
4. 짜증내거나 화내기- 대인관계가 나빠지고 후회를 하게 된다.
5.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을 자꾸 떠올리기– 자책을 하고 더 우울해진다.
6. 술 등에 기대 문제를 부정하거나 회피하기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
1. 사건 관련 뉴스에 대한 과도한 몰입 - 힘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2. 불규칙적인 생활 – 현재의 증상이나 문제가 더 악화된다.
3. 하는 일 없이 멍하게 보내는 시간 - 힘든 기억들이 자꾸 떠올라 괴롭게 된다.
4. 짜증내거나 화내기- 대인관계가 나빠지고 후회를 하게 된다.
5.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을 자꾸 떠올리기– 자책을 하고 더 우울해진다.
6. 술 등에 기대 문제를 부정하거나 회피하기 –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