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마음 속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톡톡’ 튀었다. 지난 18일 대전 카이스트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서 창업자, 벤처 임직원, 스타트업 대표의 지인이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2015년 창업’이란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토크 프로그램 ‘스타트업의 마음속 톡톡 튀는 이야기(이하 스마톡)’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비즈니스 존에서 창업지원기관 관계자, 분야별 전문가, 스타트업 관계자 등 총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임희영 쉬즈컴 대표이사와 김병근 창업진흥원 주임이 진행을 맡았으며, ‘팟캐스트(pod cast)’와 아프리카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게스트는 강모래 씨펀 대표, 김일 매니아마인드 대표, 김민철 생상 대표가 스타트업 대표로 참여했으며, 씨펀에서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지 사원과 매니아마인드에서 한중사업부를 맡고 있는 중국인 한동 부장, 김민철 대표의 14년 지기 지인 김중희 씨가 참석했다.
◆“편집하면 분량 반으로 줄겠는데요?”
스타트업 직원과 스타트업 대표의 지인들은 초반부터 솔직한 토크를 예고했다. 반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초반부터 각각의 창업 스토리를 풀어 놓으며 열띤 홍보의 장을 펼쳤다.
27살의 최연소 나이를 자랑했던 강모래 씨펀 대표는 일찍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며 사업자금을 모은 사연을 고백했다.
국내의 ‘크라우드 펀딩’에 관한 인식의 한계를 이야기하며 강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인맥을 동원하게 된다. 현재 스타들의 애장품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클라우드 펀딩 수익은 물론 국내의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으로서 힘든 점들을 털어놨다.
중국 진출을 본격 시도하고 있는 김일 매니아마인드 대표는 한동 부장과 함께 가장 진솔한 토크를 진행해 주목 받았다.
게스트 참여 사실도 당일 아침에 접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한동 부장은 “내가 통역하는 방식이 불편하지는 않았나”, “내가 통역한 부분을 얼마나 믿나”,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은 원래 스케줄을 미리 통보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냐”며 그간 김일 대표에게 하지 못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김일 대표는 “(한중 부장을) 100% 신뢰 한다. 사람이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시장 진출하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돼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오늘 게스트 참여는 혹시 부담스러워 할까봐 말을 안 한 것뿐이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너 요새 잘나간다?”
스타트업 직원과 지인들의 직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야구인들을 위한 신문을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김민철 생상 대표는 화려한 입담으로 초기 실패 경험을 이야기해 좌중을 웃프(웃기고 슬픈)게 했다. 이후 문학구장에서 야구 응원 머리띠를 팔며 재기에 성공한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김 대표에게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는 14년 지기 지인 김중희 씨는 “금방 망할 줄 알았다”라고 답해 김 대표를 당황케 했다.
이어 김중희 씨는 “스타트업 대표가 되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연락이 뜸해지더라. 두 달 전 밥 한 끼 먹자고 했는데 바쁜 척을 해서 아직도 못 먹었다. 김 대표, 요새 잘나간다?”라고 말하며 김민철 대표를 궁지로 몰았다.
이에 김민철 대표는 “형은 어색하지도 않고. 마치 어제 만난 느낌이다. 젊은 시절부터 같이 꿈을 꾸고 철학, 사업 등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다보니 형제 같다. 올라가서 같이 고기도 먹고, 소주도 한 잔 했으면 좋겠다”며 김중희 씨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스타트업, 한국 대표들은 다 그래요?”
스타트업 대표들과 직원, 지인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그들 모두가 서로에게 얼마나 힘이 되고 있고, 애사심을 갖고 있는가를 반증했다. 또한 이날 ‘스마톡’에서 대표들은 중국과 한국의 스타트업 인식 차이에 관해 토론하며 해외 진출에 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민철 대표가 “콘텐츠 사업이다 보니 수출이 아닌 현지에 맞는 제작의 관점이 된다”며, 해외진출에 대한 부담을 털어놨다. 이에 매니아마인드의 한동 부장은 “중국에서 한국의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아 의외로 투자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매니아마인드의 김일 대표 역시 “중국 투자자는 물론이고 중국 시장이 굉장히 젊다. 시장이 커서 같은 사업이라도 규모가 달라진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국내외 스타트업 분위기에 대해 한동 부장은 “술을 잘 못 마시는 체질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술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얼굴이 붉어진 김일 대표는 “스마트 누림터에 있는 대표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술자리를 가지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애주가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팟캐스트 방송이 끝나고 게스트와 진행자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씨펀의 김민지 사원은 “대표님과 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회사 밖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다른 분야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다”며 참석 소감을 전했다.
씨펀의 강모래 대표는 “스타트업의 비전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내년 초 중국에 본격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김일 대표는 “다른 스타트업 대표들은 어떻게 사업을 하고,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한동 부장이 저를 98%만 믿는다고 얘기해 조금 서운했다. 서울로 올라가면 술로 남은 2%를 채워줘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스마톡’은 아프리카 TV와 팟캐스트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추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 예정이다.
한편, 중소기업청 주최, 창업진흥원 주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후원으로 개최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에서는 토크 프로그램 외에도 국내외 창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 세미나, 분야별 투자자들이 멘토링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IR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