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 셋… 분쟁 촉발 내용 없어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이번 주총의 안건에는 ▲2014 회계연도(제18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김택진 대표 등 사내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올라 있다.
자사주 소각, 임원 보수 공개,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 처분 등 넥슨 측이 2월 엔씨소프트에 보낸 주주제안서에 담긴 경영권 분쟁을 촉발하는 안건은 다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따라서 넥슨과 엔씨소프트 사이에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건 중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경우 넥슨 측에서 찬성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만큼 이번 주총에서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 지난 2월 17일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넥슨 측 현재 입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넥슨 측이 이번 주총에서 따로 발언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에서 넥슨 측이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전무 등 비등기 임원의 보수내역 및 산정기준 공개 요구를 재차 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올 초부터 몇 달간 계속된 경영권 분쟁의 감정이 남아 양사 간 관계자들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총의 진행자는 김택진 대표다. 넥슨 측에서는 한경택 최고재무책임자가 참석하며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가 넥슨 일본 법인과 넥슨코리아이기 떄문에 김정주 NXC 의장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 “왜”
양사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것은 지난 1월 27일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종전의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면서부터다. 이는 지난해 10월 '단순 투자'라고 공시한 것을 3개월여 만에 뒤집은 것이다.
당시 넥슨 측은 “지난 2년 반 동안 엔씨소프트와 공동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시도했지만 기존 구도로는 급변하는 IT업계의 변화 속도에 민첩하게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을 하고자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투자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엔씨소프트는 “약속을 저버린 행위이자 양사 간 게임철학과 비즈니스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회사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후 지난 2월 3일 넥슨 일본법인 측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주주제안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서 넥슨 측은 김택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사의 교체, 추가선임이 발생하는 경우 넥슨 측에서 추천하는 후보의 이사 선임 등을 공식 제안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최근 양사가 경영진 간 대화채널을 재가동하는 가운데 나온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의견 제시는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같은 달 17일 넷마블게임즈의 주식 2만9214주(9.8%)를 3802억원에,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주식 20만573주(8.9%)를 3911억원에 인수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판을 장기전으로 뒤바꿨다.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이를 김택진 대표의 지분 9.98%와 합치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연대의 지분율은 18.88%다. 이는 넥슨이 보유한 15.08%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엔씨소프트에서 우호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단, 이번 주총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넷마블게임즈는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듬해 주총에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넥슨 간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선 넥슨의 지분 매입, 매각 등 선택에 따라 앞으로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