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금융노조 파업/사진=임한별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가처분신청이 기각됐다. 무효를 주장한 본안 소송 결과가 남아있으나 법원이 먼저 사측의 손을 들어줘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중앙지법은 기업은행 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국책은행이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의결한 데 대한 법적 대응의 첫 판결이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취업규칙의 작성과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고 근로조건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가 아닌 한 취업규칙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을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개정 전에 비해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무자가 불이익하게 성과연봉제 규정을 변경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의해 금융위원회의 업무감독명령이나 경영지도를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의 지침은 어느 정도 구속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법원이 국책은행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무를 강조한 것으로 다른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반대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은행 뿐 아니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보, 기보, 캠코 등 금융 공기업은 올해 상반기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각 노조는 법적 행동에 나선 상태다. 또 성과연봉제가 무효라는 무효확인소송과 이 본안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성과연봉제 시행을 유보해달라는 효력정지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은행 관계자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남아있으나 가처분신청이 기각돼 기업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국책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 속도에 따라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에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준정부기관에 속하는 신보와 기보, 캠코 등은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성과연봉제 시행한다. 기은과 산은, 예탁결제원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공문을 통해 내년 한해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8년부터 성과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하라는 일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