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진화시키기 위해 서울 강남과 세종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 카드를 들고 나왔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강남·세종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재건축 및 재개발 등 정비사업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과열이 심화된 서울 전역(25개구)과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또 일반 주택시장으로 과열이 확산 중인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및 기타 7개구(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세종시는 투기지역에 들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다음날부터 모두 효력이 발생된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도 개선된다. 정부는 고분양가로 인한 주택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지역은 필요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과도한 분양가로 인한 시장불안을 차단하고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덜도록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을 개선키로 했다.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주택가격 상승률, 청약경쟁률 등 정량요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적용기준 개선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을 9월 중 개정할 방침이다.

◆재개발·재건축 투기수요 차단

부동산시장 과열의 한 축으로 지목된 재개발·재건축 지역이 규제 대상에 들었다.

먼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이 강화됐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기준은 ‘조합설립 후 2년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고 2년 이상 소유’에서 ‘3년 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고 3년 이상 소유’로 변경된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도 강화된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 재개발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원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수요가 재개발 등 정비사업 예정지역에 지속 유입돼 시장질서가 흐트러졌다.

이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부터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원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하는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한다는 계획.

◆공공임대주택 확대·오피스텔 규제

전국 재개발지역 사업 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도 강화된다. 현행 재개발사업 규정은 전체 세대수의 15%(수도권) 또는 12%(지방) 범위 내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허용한다.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분양분(조합원+일반분양분) 재당첨도 제한된다.

정부가 지정한 과열지역은 50조 규모의 도시재생뉴딜사업 선정지역에서 당분간 제외된다. 정부는 부동산시장 과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업물량을 적극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의 경우 내년에 집값이 안정되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선정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서민들의 주거난 해결을 위해 공적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된다. 정부는 공적임대주택을 연간 17만호 씩 5년간 총 85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가칭 신혼희망타운)도 신규 건설한다.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 연간 4만호(5년간 총 20만호) 공급과 별도로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을 총 5만호(연평균 1만호) 추가 공급하되 시장수요를 감안하며 물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규제 무풍지대로 여겨진 오피스텔 시장에도 정부의 규제 칼날이 적용된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 현행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동일한 수준의 전매제한기간을 설정해 거주자에게 우선분양을 적용한다. 일정세대 이상의 오피스텔 분양을 실시할 경우에는 인터넷 청약을 실시하는 근거규정도 마련키로 했다.

◆전문가 “강력한 규제 VS 단기대책 불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정부 발표가 강력한 규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세서 일단은 급등한 집값을 잠재울 수는 있을 것”이라며 “보유세 빼고는 건드릴 건 다 건드린거 같다.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부동산연구위원도 강력한 규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생각보다 강도가 높고 다각도로 포함된 종합대책이다. 6·19 부동산대책 보다는 당연히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다주택자 규제나 재건축 규제 등은 시장 맞춤형 규제”라고 평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 역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규제 칼날이 들어가 조합원들이 프리미엄을 붙여 분양권을 팔 수 없게 됐다”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도 강화돼 실수요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규제가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불필요하게 거래되고 지나치게 가격이 오르는 부분 등을 줄이려는 이번 대책이 과도한 규제고 초강수 규제라면 그것은 기존의 비정상적인 시장을 계속 지키겠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며 “미온적이었던 앞선 두번의 대책보다는 강도 높은 내용이 다수 포함됐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역부족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