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터넷은행 열풍 속 등장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충성도 높은 고객층, 라이언 등 인기캐릭터를 활용한 카드상품, 낮은 저금리 대출을 주무기로 꾸준히 가입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2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대출)은 5조5100억원, 수신은 6조47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K-뱅크)의 가입자가 100만명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5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카카오뱅크의 선전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9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여전히 진출 계획이 전무한 상태다. 이유는 무엇일까.
◆방카진출? 서두를 이유가 없는 카카오
케이뱅크는 지난해 9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12월부터 본격적인 모바일슈랑스(은행의 모바일보험 판매)사업을 시작했다.
케이뱅크가 출시한 모바일슈랑스상품은 생명·손해보험사 상품을 합쳐 33개다. 한화생명·IBK연금보험·BNP파리바카디프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와 한화손해보험·현대해상·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가 참여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모바일슈랑스 실적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에 자사 상품을 판매 중인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애초에 인터넷은행의 주수익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지 방카 쪽이 아니다. 1호 인터넷은행이다보니 어느정도 구색맞추기용으로 보험상품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판매 중인 자사 보험상품 판매건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 보험사 관계자는 "판매실적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아직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케이뱅크는 구체적인 판매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이 이미 기존에 출시된 은행연계 상품들이다 보니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케이뱅크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상품들은 기존에 보험사들이 팔던 방카슈랑스 상품을 케이뱅크용으로 일부 수정한 상품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카카오뱅크는 무리하게 방카슈랑스 확대를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후발주자임에도 케이뱅크의 모든 실적을 압도한 상황"이라며 "케이뱅크가 방카시장에 먼저 진출했어도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당장 서두르지 않겠다는 심산인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상품에 매진… 방카는 "여유없다"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지만 올해도 흑자전환은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는 각종 서비스 구축비용과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광고비, 마케팅 진행으로 많은 영업비용이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는 173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판매비와 관리비, 수수료비용 등으로 841억원의 비용을 써 6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가 지속돼 올해도 흑자전환은 힘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기반은 여전히 예대업무 위주다. 인건비나 점포 유지 비용 등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대출이자를 낮추다 보니 예대마진이 작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업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방카슈랑스까지 매진할 여유가 없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전월세대출상품을 출시한지 2달밖에 안됐다"며 "이 상품 판매에 더 주력할 계획이다. 방카슈랑스 진출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