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심화되는 저출산 문제로 한국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아래(35만7700명)로 떨어졌고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1.05명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1.68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455건으로 전년보다 1만7180건(6.1%) 감소했다. 1974년 25만9600건 이후 최소치다. 청년실업률 증가, 불안정한 직장, 집값 부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혼과 출산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로 앞으로 출산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결혼과 출산 관련 글에는 “지옥문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다”, “책임지기 힘든 일(결혼·출산)은 안하는 게 상책이다” 등 부정적 댓글이 주류를 이룬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적 의견을 찾기 어려운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치명적 악재다. 지난해 고령사회에 접어든 상황에서 저출산까지 심화되면 갈수록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생산가능인구의 사회적 비용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경제적 부담이 커진 이들이 결혼·출산을 기피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도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결혼·출산장려금 지급, 신혼부부 임대주택 확대 등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저출산 기본계획이 수립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26조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됐지만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현 정부도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신혼부부 주거지원, 출산·양육 경제적 지원, 보육체계 개선, 일·가정 균형 등을 골자로 한 저출산 대책을 올 상반기 내로 수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재정 지원을 중심으로 한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 지원도 중요하지만 결혼과 출산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선 대다수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고, 워라밸(Work and Life Blance)이 가능하도록 근무시간을 줄여야 한다. 또 눈치를 보지 않고 출산·육아휴가를 쓸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 시도하는 근무시간 축소, 유연근무제 확대 등이 좋은 예다. 

‘두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이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근무시간이 길고, 주거비용은 과다한 상황에선 정부가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아도 ‘한손만으론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게 이미 증명됐다. 기업도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3호(2018년 3월28일~4월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