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가방앤컴퍼니
우리나라 저출산 기조와 장기적인 소비부진에 부딪힌 유아동복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에는 까다로워진 소비자 인식이 더해지며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1조2700억원으로 2016년에 비해 약 10% 정도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동복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이미 탄탄한 소비자층을 구축하고 있는 아가방앤컴퍼니의 글로벌 전략이 눈에 띈다.

◆미국 재진출 타진 중… 중국은 본격 공략


여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지만 아가방앤컴퍼니의 글로벌 행보는 남달랐다. 아가방앤컴퍼니의 글로벌 진출 첫 타깃은 미국이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1989년 업계 최초로 미국 진출을 시도했다. 현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PB브랜드 컬크랜드 브랜드에 아가방 제품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납품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프리미엄 편집숍 ‘쁘띠마르숑’을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 아가방앤컴퍼니는 미국지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지사업은 철수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해당 방안이 확정되면 다양한 진출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미국 재진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며 “진출을 하게 된다면 ODM방식을 비롯해 단독매장 등 다양한 진출 방식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가방앤컴퍼니는 미국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의 편집숍 ‘아가방갤러리’ 중국 매장. /사진=아가방앤컴퍼니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현지에 유아동복 고급 멀티숍 ‘아가방갤러리’ 직영점 7개를 포함해 10여개 매장을 운영한다. 브랜드 고급화 전략과 함께 지속적인 신규직영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10대 도시 중 소비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인 청두에 위치한 왕푸징(王府井) 백화점에 ‘왕푸징 1호점’을 오픈하고 지난해 왕푸징 복합쇼핑몰에 ‘왕푸징 2호점’도 개점했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현지소비자들이) 어린 자녀를 위해 좋은 소재의 옷과 용품을 구매하길 원하고 있다”며 “‘퓨토’와 ‘에뜨와’ 같은 브랜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국 현지 수주회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현지조사를 통해 중국 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브랜드 등을 선보였다.

에뜨와·아가방·디어베이비 등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국 각지의 대리상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으며 실제 거래량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세계 3대 유아용품 박람회인 ‘제17회 상하이 유아용품 박람회’(CBME China 2017)에 참가해 글로벌 업체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도 가졌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에뜨와’ 중국 매장. /사진=아가방앤컴퍼니

아가방앤컴퍼니가 유독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계획출산(산아제한)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저출산 추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정부는 지난달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981년 설립된 ‘국가위생계획출산위원회’를 없앴다. 대신 건강이 강조된 ‘국가위생건강위원회’를 설립하겠다며 37년 만에 기관 이름에서 산아제한을 의미하는 계획출산을 삭제한 것이다. 

1978년 1가구 1자녀 정책을, 2016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실시했던 중국이 저출산 대책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유아동 업계에서 중국시장은 미래성장동력으로 부각된 것.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유아동복 시장규모는 2014년 1400억위안(약 25조1426억원)을 넘어섰으며 2015년에는 1500억위안(약 26조938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러한 추세로 봤을 때 중국 유아동복 시장이 3년 안에 1700억위안(약 30조원)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동남아서 ‘유아동 한류’ 이어가

아가방앤컴퍼니는 중국과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초점을 맞춘다. 동남아 유아용품 시장은 2020년까지 9억4500만달러(약1조119억600만원)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아가방앤컴퍼니는 동남아 유아동복 시장에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기존에 동남아 시장의 소비 수준도 낮다는 선입견을 뒤집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어느 시장이든 상위 클래스는 존재한다”며 “베트남의 젊은 소비자층은 소비 수준이 높아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제품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가방앤컴퍼니의 제품이 이러한 상위 클라스 눈높이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가방앤컴퍼니의 편집숍 ‘아가방갤러리’ 베트남 매장. /사진=아가방앤컴퍼니

아가방앤컴퍼니는 2016년 5월 ‘사이공 쿱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면서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호치민에 총 4층 규모의 아가방갤러리 1호점 단독매장을 오픈하고 바로 다음달 호치민 ‘로빈스’(Robins) 백화점에 아가방갤러리 2호점을 입점시켰다. 올해 1월에는 호치민 10군 중 가장 규모가 큰 쇼핑몰인 ‘반한 쇼핑몰’(Vanhanh shopping Mall)에 아가방갤러리 3호점이 입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는 2014년 최대 미디어 그룹 ‘페미나 그룹’(Femina Group)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12월 자카르타 ‘간다리아 시티’(Gandaria City) 쇼핑몰에 아가방 갤러리 1호점을 입점시킨 이후 지난해까지 인도 주요 쇼핑몰에 4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마카오와 말레이시아에도 각각 2016년 4월, 2017년 8월에 진출했다. 마카오의 경우 마카오 중심지 세도나 광장에 ‘넥스트맘 1호점’을 오픈했고 말레이시아의 경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트 ‘로빈슨’ 백화점 내 ‘에뜨와’와 ‘타이니플렉스’가 입점됐다.

아가방앤컴퍼니의 편집숍 ‘아가방갤러리’ 베트남 매장. /사진=아가방앤컴퍼니

다만 아가방앤컴퍼니 글로벌 진출 전략에는 일부 한계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의 아가방앤컴퍼니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국내 제품 디자인 그대로 수출하는 것으로 현지에 맞춘 차별화 전략은 없었다. 그나마 현재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류가 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현지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해외시장 성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아직 세계 각국의 시장규모 파악과 분석이 부족해 단독상품을 개발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면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 유아동 제품의 신뢰도와 니즈가 높은 상태에서 한국 제품 그대로 수출하고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