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이사장 손모씨(55)가 영리목적으로 효성의료재단을 불법 인수한 뒤 의료 목적보다 환자 유치 등 수익 증대에 주력하는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효성의료재단은 화재가 난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문조사팀 12명의 협조를 받아 손씨가 의료재단을 불법 인수하고 형식적 이사회를 구성한 뒤, 2008년 6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건보공단으로부터 약 408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또 식자재나 공사업체 등 거래업체들에게 대금을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차액 10억원 상당을 횡령했다. 지인을 병원 직원으로 꾸며 급여명목으로 7300만원 챙긴 것도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상근 의사 6명과 간호사 35명을 둬야 하지만, 의사 2명과 간호사 4명만 배치해 의료인 수가 현저히 부족했다.
무허가 대진의사 4명을 당직의사로 고용하고 간호사 대신 야간전담 간호조무사를 채용하는 등 부족한 의료인은 편법으로 충원했다. 대진의사들은 병원장 석모씨(53) 명의로 진료 차트·처방전 등을 작성하고 교부해 왔다.
공휴일이나 야간에는 약사 면허가 없는 간호사가 의약품을 조제하기도 했다.
병원은 애초 7실 40병상으로 운영됐지만 31번의 구조변경 등을 거쳐 18실 113병상으로 확장했다. 과밀병상을 운영하면서 행정기관에는 허위보고 등도 서슴지 않았다.
병원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기초수급자나 독거노인을 찾아가 입원을 권유하고 입원환자 1인당 5만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우수직원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는 등 환자 유치에 치중했다.
이와 함께 감독기관인 밀양보건소의 부실한 관리·감독도 확인했다. 적정의료인수 위반사항과 자가발전시설이 없는 요양병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
한편, 지난 1월26일 오전 7시31분쯤 밀양 세종병원 응급실 내 ‘환복·탕비실’ 천장에서 전기합선에 의해 불이 발생해 병원 입원환자와 직원 등 46명이 목숨을 잃고, 109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