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은 계절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하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으로 인한 각종 공해물질에 점막이 자극을 받거나 낯설고 특이한 식재료를 섭취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사회가 복잡해지고 조직생활이 늘어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도 알레르기 질환을 높이는 요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유발하는 풍매화
알레르기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트릴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기 때문에 원인과 증상을 파악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코점막에 달라붙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레르기 환자는 몸의 면역체계가 과민반응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개인에 따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다른 만큼 본인이 어떤 물질에 과민한지 알아내는 것이 첫째다.
흔히 봄에 피는 노란 개나리나 분홍 벚꽃을 보면 이들 꽃가루가 알레르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개나리나 벚꽃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아니다. 개나리·벚꽃과 같이 예쁘고 향기로운 꽃들은 곤충이 꽃가루를 운반하는 충매화다. 조심해야 할 것은 충매화가 아니라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운반되는 풍매화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나무·참나무·잣나무 등이 이에 해당한다.
풍매화는 수정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량의 꽃가루를 만든다. 꽃가루는 멀리 퍼져 나가는 것은 물론 그 크기가 머리카락의 절반(30㎛)밖에 되지 않아 호흡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기 쉽다. 풍매화는 대부분 꽃이 보잘것 없고 향기도 좋지 않아 눈여겨보지 않지만 꽃가루 알레르기를 부르는 범인인 셈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매우 다양한데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천식이 대표적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코 점막에 달라붙은 후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는 식물의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봄철과 관련 있는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과 일년 내내 계속 발작하는 통년성 비염으로 나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콧물과 코막힘이 주된 증상이기 때문에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보통 1주일이면 호전되는 감기와 달리 1주 이상 지속되고 특정 계절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감기는 코 막힘 증상이 있다가 콧물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점점 인후통과 발열이 생기는데 비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인후통과 발열이 없고 맑고 묽은 콧물, 코 주위의 가려움, 발작성 기침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눈의 결막에 접촉해 과민반응을 유발하면서 발생한다. 눈과 눈꺼풀의 가려움증, 충혈, 화끈거림, 눈부심, 눈물 분비 외에도 결막이 부풀어 오르는 부종 등이 동반된다. 안구건조증과 비슷해 보이지만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뻑뻑해지는 증상이 없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으로 인한 염증과 기관지 평활 근육의 이상 증상을 보인다. 이상 증상에 따라 기관지가 넓어지고 좁아지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천식으로 이어진다. 꽃가루와 같은 외부 자극에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쉽게 수축이 발생해 기침·천명·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회피요법·외출자제·손씻기로 예방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싶다면 우선 회피요법을 써야 한다. 회피요법이란 말 그대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피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본인이 무슨 물질에 알레르기를 보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꽃가루 등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차가 있기에 최대한 빨리 원인 인자를 찾아서 대처해야 한다.
꽃가루가 많은 4~6월에는 기상청 사이트에서 꽃가루 농도위험지수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체크해 꽃가루 위험 지수가 높은 날은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바람 부는 날 꽃가루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려면 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내에서의 습관도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입었던 옷을 밖에서 한번 털어주고 얼굴과 목 등 노출 부위를 바로 씻어야 한다. 물걸레로 자주 실내를 닦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면 실내 꽃가루 오염도를 줄일 수 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우선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코 점막에 묻어 있는 알레르기 물질을 씻어주고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식염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의 경우 가려움에 못 이겨 눈 주위를 계속 손으로 비비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같은 행동은 금물이며 대신 차가운 인공누액을 눈에 넣어주자. 차가운 수건을 이용해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천식이 있는 환자라면 외출할 때 기관지 확장제를 휴대하고 미리 약을 복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만 알레르기 질환에 많이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운전을 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는 유발 물질과 멀어지거나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로 잊어버리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소개했지만 이에 앞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잠깐만 참으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꾸준한 관리와 치료로 제대로 봄을 즐기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538호(2018년 5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