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오늘(1일) 장시호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 전 차관에게는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는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금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에서 뇌물죄로 기소됐기에 자신의 강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요구하고 돈을 받은 행위는 뇌물과 강요 모두 죄가 성립하기에 장씨의 강요죄는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씨가 영재센터 자금 3억여원을 자신의 기업에 송금해 횡령한 혐의에 대해선 "법인 자금을 빼낸다면 그 자체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보는 게 판례"라며 "영재센터에서 누림기획으로 자금을 이체한 단계에서 이미 불법영득의 의사가 명백히 표출돼 실현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장씨가 문체부 공무원을 기망해 보조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영재센터 사업예산 중 장씨가 자부담하겠다는 금액이 일부 부풀려졌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전체 사업비가 부풀려져 보조금 액수가 결정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원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는 업무상 횡령으로 인한 피해 금액 모두를 갚았다"며 "비록 죄질이 나쁘긴 하지만 이것만 놓고 볼 때는 통상적으로 실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장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직권을 이용해 삼성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지급받고, 이를 자신의 사업 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사익을 충족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는 깊이 반성한다는 것만으로는 집행유예라고 할 수 없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석방이 아닌 실형을 선고한다고 재판부가 밝히자 울먹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는 재판을 마치고 퇴정할 때까지 소리를 죽여 울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최씨를 통해 차관의 지위를 공고히 할 목적으로 최씨의 사익 추구에 적극 협력했다"며 "이는 공직자로서 취할 태도가 전혀 아니며, 후세에 이런 행위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삼성전자·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18억여원을 최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수사과정에서 장씨는 최씨의 '제2의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구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특급도우미'가 됐다. 또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차명폰'으로 긴밀히 연락한 사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하기도 했다.
1심은 장씨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에 참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적극 협조한 건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죄책이 대단히 무거워 그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