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정책 드라이브를 걸며 청년층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이 생겨나면서 곳곳에서는 마찰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머니S는 공공임대주택에 따른 명(明)과 암(暗)을 살펴봤다.<편집자주>

[공공임대주택 명과 암] ① '서울난민'이라 불리는 청년들, 임대주택만이 '살길'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계사무소 모습. /사진=뉴시스

요즘 20~30대 사회초년생들 사이에서는 '나도 종부세(종합부동산세) 한번 내보고 싶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올 들어 가파르게 오른 수도권 집값으로 '내 집 마련' 진입장벽이 높아진 현실을 뼈 있는 농담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1월 5억8751만원에서 올 9월 8억2975만원으로 올랐다. 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의 경우 중위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앞서 올 2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실제 지출가능한 금액)이 '361만5000원'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이 통계자료를 토대로 '서울 도심 내 집 마련' 추이를 분석해보니 2030세대가 8억원대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최소 19년간 한푼도 쓰지 않고 월급을 모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외부 도움 없이 서울 시내에서 '내 집 마련' 꿈을 이루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이 같은 현실을 인지한 2030세대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 아닌 서울에서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공공임대주택'… 해결책 될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문재인정부도 '내 집 마련'의 어려운 현실을 의식한 듯 공공임대주택 보급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청년층을 위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청년임대주택 30만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집값이 상승해 기성세대보다 주거부담이 훨씬 커진 청년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 청년층의 주거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임대주택은 ▲행복주택과 매입·전세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13만호 ▲공공지원주택 12만실 ▲대학생 기숙사 5만실 등을 공급해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행복주택 7만호와 매입·전세임대 6만호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청년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공공임대주택 20만호 중 6만호를 활용해 12만실을 청년에게 특별공급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브리핑 자리에서 "지난해 신혼희망타운 10만호 공급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 "현재 전국 10만호 중 수도권 6만5000호를 포함한 8만6000호의 부지를 확보했고 연말까지 남은 부지를 모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신혼부부들이 내집 마련을 통해 주거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공급일정을 최대한 단축시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년임대주택' 입주… 하늘의 별따기 수준

지난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정부가 내놓은 청년주거문제 대책안에는 행복주택(월세형 소형 임대주택) 공급이 포함돼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청년, 신혼부부는 물론 고령자와 주거급여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은 주변 시세 대비 60~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가 책정되며 입주민 특성에 따른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주민공동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청년들이 서울 주요 시내에 있는 행복주택에 입주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공릉 행복주택은 100가구 모집에 9936명이 지원, 평균 99.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생·청년용으로 2가구가 공급된 29㎡는 1091가구가 몰려 경쟁률이 545.5대1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5일 서울 구로구 행복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 집을 방문했다. /사진=뉴시스DB

서울 도심 내 행복주택 입주를 신청한 김현준씨(27·남)는 "돈이 없는 청년 입장에서 집값이 비싼 서울 도심에 행복주택이 생기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다만 서울 주요 도심에 위치한 행복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너무 높아 사실상 입주자체가 로또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지원한 서울 강북지역의 경우) 올 상반기 75대1이라는 경쟁률을 뚫어야 했지만 하반기에 그나마 경쟁률이 낮아져 1차 서류대상에 합격했다"면서 "여전히 청년들이 살 곳은 많지 않다.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 주요 도심에 행복주택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울 내 인기 지역 쏠림현상으로 인해 행복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부지 확보가 아려워 행복주택 건설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LH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내 행복주택 경쟁률 추이를 보면 주택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 사업부지 확보를 통해 행복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하지만 해당 지역주민 입장 등 행복주택 건설에 난관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