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재기업의 김민우 리테일영업팀장이 일대일 코칭 시간에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연말을 앞두고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고민입니다. 뭔가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늘 비슷한 사업계획만 잡는 것 같아서 마음에 걸립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사업계획을 올리면 상사로부터 한 소리를 들을 것 같거든요.”

이것은 조직의 직책자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생존을 위해서는 항상 해야 하는 고민일 것이다.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는 것이 조직의 숙명이라면 혁신이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지난해 구글·아마존을 제치고 월스트리트저널 ‘혁신기업 1위’로 선정된 회사는 어딜까. 바로 1902년 광산업체로 시작한 3M이다. 설립된 지 100년이 넘은 3M이 혁신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3M을 통해 ‘혁신조직에 필요한 3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혁신을 장려한다. 3M에는 1943년에 만들어진 '맥나이트 정신'이란 운영철학이 있다. 핵심은 ‘관리자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죽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사가 중단하라고 한 연구도 회사 설비를 이용해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암묵적으로 보장하는 ‘부트레깅’(밀주 제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관리자에 의해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가 위축되는 일이 없게끔 자율성을 지켜주자는 취지다. 혁신조직이 되려면 이처럼 혁신을 장려하는 조직운영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혁신을 측정한다. 3M에는 NPVI(New Product Vitality Index)라는 성과지표가 있다. 최근 5년 안에 출시된 신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3M은 지금까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 수치가 34%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혁신활동을 줄이지 말아야 한다. 조금 하다가 포기하면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혁신을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셋째, 자유를 준다. 3M에는 ‘15% 룰’이 있다. 직원들이 하루 업무 시간 중 15%를 자신이 원하는 데 쓰는 제도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따지지 않고 전적으로 직원 개인에게 맡긴다. 3M을 대표하는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등의 히트상품이 모두 ‘15% 룰’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중요한 것은 15라는 숫자가 아니라 ‘15% 룰’이 가진 ‘자유’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혁신을 실험해 볼 기회를 얻음으로써 자신을 혁신의 주체라고 느끼게 된다.

혁신적인 조직을 만들려면 혁신을 ‘장려’하고 ‘측정’하며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는 이처럼 ‘혁신의 주도자’보다 ‘혁신의 촉진자’가 돼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